적정 350 불구 511마리 입소
‘설립 이래 최고치’
사무실까지 사용해도 공간 모자라
“시설 확충 시급”

▲ 광주동물보호소 옆 광주시동물위생시험소 야외 잔디광장에 있는 대형견들. 동물보호소 공간이 부족해 대형견들은 동물위생시험소의 협조를 얻어 8월까지만 이곳에서 보호하게 된다.
광주의 유일한 유기동물보호 시설인 광주동물보호소의 보호동물 숫자가 설립 이래 처음으로 500마리를 넘어섰다. 적정두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이미 사무실 공간과 옆 건물 공간까지 활용하고 있어도 공간이 모자라 보호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광주동물보호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동물보호소 보호동물 숫자가 개 298마리, 고양이 208마리 등 총 511마리로 집계됐다.

이달 초 500마리를 넘어선 가운데, 전날 508마리에서 3마리 동물이 더 들어온 것.

보호소에 있는 동물 숫자가 500마리를 넘어선 것은 2001년 동물보호소(2001년 용봉동 개소 후 2010년 북구 본초동 신축·이전)가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초만 하더라도 보호두수가 361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새 150마리 정도가 늘어난 셈이다.

현 광주동물보호소의 적정두수는 350두로 이전 250두에서 늘어났다.

▲“최근 한달 새 150마리 늘어”

올해 운영비가 5억3000만 원으로 전년 3억7000만 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고, 2016년 묘사를 증축하는 등 동물들을 위한 공간을 조금씩 늘리면서 적정두수가 상향 조정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동물 숫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광주동물보소의 ‘공간 부족’ 문제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광주동물보호소 수탁기관인 가치보듬은 보호소 운영을 맡은 이후 최대한 안락사를 지양해 오고 있다.

최근 5년간 광주시 유기동물 조치 현황을 보면 인도적 처리 비율은 9.7%로 전국 평균인 22.4%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인을 찾거나 입양하는 비율이 크게 늘지 않다보니 보호소에서 데리고 있는 숫자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유기동물 숫자의 지속적은 증가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 유기동물 발생 및 보호관리 조치 내역 2015년 1703마리에서 2016년 2610마리, 2017년 3669마리, 2018년 3269마리로 나타났다.

가치보듬 조경 대표는 “보호동물 숫자의 증가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유기동물이 많이 발생하고 보호소로 많이 들어오는 부분이다”며 “적정두수를 맞추자고 멀쩡한 동물들을 안락사할 수도 없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동물보호소는 공간이 부족해 사무실 자투리 공간까지 동물들에게 내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500마리 이상의 동물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호소는 사무실 자투리 공간 등 최대한 자리를 쥐어 짜내 동물들에 내어주고 있다.

대형견들의 경우 30마리 정도를 보호소 옆 동물위생시험소의 협조를 얻어 시험소 야외 잔디 광장에 임시로 보호 중이다.

▲광주시 “광역반려동물센터 건립 추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뿐이어서 유기동물 증가에 따른 공간 부족의 악순환을 끊어내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경 대표는 “당장은 동물들을 위한 공간을 어떻게든 확보하는 게 시급하지만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사업비가 없다”고 막막해 했다.

이어 “유기동물의 절반 정도는 사실 ‘관리소홀’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목걸이 등에 연락처만 표시해놔도 주인을 찾아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동물등록제의 제대로 된 시행도 중요한 관건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유기동물 발생 증가에 따른 공간 부족 문제가 심화되자 광역반려동물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39억 원 사업을 들여 800두의 유기동물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최근 정부에 국비를 신청했다.

이를 통해 내년 국비 확보가 결정되면 공유재산 심의, 설계용역 등을 거쳐 2021년 12월까지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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