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대학 코로나19 불용예산 분석
실험실습 등 불용 전대 50억 조대 30억 규모

조선대 전경
조선대 전경

코로나19로 장기화된 원격강의의 질을 문제삼아 대학생들이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각 대학이 이번 학기 집행하지 않은 사업비를 학생들께 돌려줄 경우 전남대는 1인당 20만 원, 조선대는 15만 원씩 환불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이 양 대학의 ‘2020 대학회계 세입·세출 예산서’ 등을 분석해 불용액을 합산한 것으로, 앞서 정병석 전남대 총장이  약속한 “자투리 예산을 모아 재난지원금 형태로 지원하겠다”는 방침과 맥락이 상통해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6일 학벌없는사회는 “등록금 반환,대학 개혁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 “코로나19로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뒤 수많은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해 왔다”면서 “기존 방식 만큼 비용이 들지 않을 뿐 아니라, 교육의 질이 현격하게 떨어진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각 대학은 등록금 환불 여력이 없다고 버티고,일부에선 국고 지원을 통해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학벌을 사적으로 움켜잡고, 이를 처세의 발판으로 삼는 체계에서 등록금을 돌려줄 재원을 공적 자금서 마련한다는 발상엔 공감하기 힘들다. 대학 교육이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는 공공재도 아닐뿐더러 대학 도서관과 지적 자산 또한 공익을 위해 개방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제기했다.

그러면서 학벌없는사회는 “대학 자체 재원으로 등록금 환불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전남대 2020 대학회계 세입·세출 예산서’와 ‘조선대 2020학년도 교비회계 제 1회 추가경정자금예산’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각 대학은 실험 실습, 학생자치(축제), 대학 행사 및 숙박 일정에 배정된 예산이 지출되지 않아 전남대의 경우 약 50억 원, 조선대 약 30억 원이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더한 수로 나누면 전남대는 1인당(2019 공시기준 학생 수) 약 20만 원, 조선대는 일인당 약 15만 원의 등록금 환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는 “5월 7일 열린 조선대 등록금심의위 회의록에 따르면 조선대는 등록금 환불시 1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고, 같은 달 11일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록에선 (코로나19 재택수업으로 인해) 총 26억 7000만 원의 수입이 감소했으며 코로나 대응에 3억 원의 지출이 추가될 것으로 설명했다”면서 “주차요금 수입 감소까진 이해하더라도 조선대 주장처럼 기숙사 수입, 평생 교육원 수강료 수입 감소마저 실질적인 수입 하락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제기했다.

이어 학벌없는사회는 사립대학의 “적립금 사용”도 주장했다. 이 단체는 “6월 28일 대학교육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87개의 사립대학이 100억 원 이상 누적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광주에선 조선대 635억 원, 호남대 333억 원, 광주가톨릭대 217억 원, 광주대 146억 원, 광주여대 134억 원, 남부대 107억 원 규모”라면서 “이런 위기상황에서조차 적립금 사용을 거부한다면 사립대학의 적립금은 교육과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남대는 지난 1일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학생 설명회’를 열어 정병석 총장이 재난지원금 형태의 학생 지원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정 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집행하지 못한 사업 예산을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었는데,이날 학벌없는사회가 제시한 셈법과 유사해 학교측이 생각하는 재난지원금이 비슷한 규모로 결정될지 관심이다.

김은유 기자 metaphot@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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