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시의회 시교육청 서류 제출 요구 목록 분석
“홈페이지 등 열람 자료 수두룩, 의정활동 거리 먼 자료도”

광주시의회 청사.
광주시의회 청사.

광주시의회가 이미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기자회견문까지 서류 제출을 요구해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이 8대 광주시의회가 광주시교육청에 요구한 서류 제출 목록을 분석한 결과, 서류 제출 횟수는 2018년(6월~) 150회, 2019년 270회, 2020년(~현재) 238회로, 2019년 기준으로 광주시 교문위원 1인당 한 해 45회 수준으로 나타났다.

학벌없는사회는 “횟수만으로는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인지 알 수 없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가 있었다”며 “교육청 홈페이지나 학교알리미,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 등 국민 누구나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는 공시자료를 요구한 것이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 고등학교 현황’, ‘민주인권생활교육과 각 팀의 역할과 의무’, ‘광주 사립유치원 현황’, ‘광주관내 학교 학생 수’, ‘2020년도 광주광역시교육청 지방 시설관리직 공무원 대체인력 채용공고문’, ‘광주광역시교육청 조례 중 ‘학교’가 명시된 조례 내역 관련’ 등이다 대표적이다.

의정활동과 거리가 먼 교육감 기자회견문 등 서류 제출 요구도 있었으며, 연간 업무일지 등 방대한 서류를 요구한 경우도 확인됐다.

‘교육감 취임기자회견문’이나 ‘교육감 송년기자회견문’,  ‘교육감 신년기자회견문’,  ‘교육감 매년 취임 주년 기자회견’,  ‘광주광역시교육청 2020년 업무일지 관련’ 등도 서류 제출 요구 목록에 포함된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는 “특히 소위 명문대 진학 및 대기업 취업 성과 등 교육의 본질에 벗어나 학생들의 과도한 입시·진학 경쟁을 조장하거나, 지역·학교를 서열화하는 작업에 악용되기 쉬운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별 모의고사 성적’,  ‘국내 대학 평가 순위 10위권 대학 진학 현황’,  ‘지역 내외 대학 진학 및 취업 현황’, ‘현 교육감 취임부터 현재까지 대학 진학 내역’,  ‘실업계고등학교 대기업 취업 현황’ 등이다.

학벌없는사회는 “서류의 요구 목적도 모호한 상태로 방대한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도 문제이지만, 개별 의원이 어떻게 의정 활동에 활용됐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교육행정 직원들과 일선학교 교사들은 요구 서류를 준비하느라, 교육 활동에 소홀해지거나 밤샘 근무를 하도록 몰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을 존중하고 의정활동의 노고를 위로하면서도, ‘필요 최소한의 서류 제출 요구를 할 것’,  ‘무리한 서류 제출 요구로 교육 활동에 부담이 되고 있지 않은지 주의해 줄 것’을 광주시의회에 당부하는 바이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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