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확대 필요성 공감, 기술적 문제 등 검토 필요”

27일 ‘평동산단 생활형 자전거도로 조성’을 위한 현장 경청의 날에 참석한 광주시민권익위원회 자전거특위 위원 등이 자전거를 타고 평동 월전공원에서 평동역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고 있다.
27일 ‘평동산단 생활형 자전거도로 조성’을 위한 현장 경청의 날에 참석한 광주시민권익위원회 자전거특위 위원 등이 자전거를 타고 평동 월전공원에서 평동역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고 있다.

광주의 사실상 유일한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는 평동에 첫 ‘자전거 출퇴근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평동산단 노동자와 주민들의 자전거 도로 확대 요구에 이용섭 광주시장이 “평동산단 일대를 생활형 자전거도로 시범구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실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27일 평동역 1층 예술무대에서 ‘평동산단 생활형 자전거도로 조성’을 위한 현장 경청의 날을 개최했다.

행사에 앞서 이용섭 시장, 김삼호 광산구청, 광주시민권익위원회 자전거특위 관계자 등은 직접 자전거를 타고 평동 월전공원부터 평동역까지 이어진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며 현장을 살폈다.

광주 자전거도로는 총 298개 노선 661㎞가 구축돼 있다.

이 중 자전거 전용도로는 29개 노선 128㎞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광주천변, 영산강변 등에 있어 도심을 잇는 전용도로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산단 노동자들 자전거 이용 많지만 전용도로 980m뿐
평동산단에는 유일한 도심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다. 평동역부터 호남대학교 방향으로 1개 노선 980m의 전용도로가 이어져 있다.

시설물로 경계만 지어 도로를 활용하기 때문에 보행자 겸용도로처럼 보행자들과 충돌 우려가 없고, 횡단보도와 같은 단절구간에서 보도 아래로 내렸가다 다시 올라가는 불편함도 없다.

하지만 전용도로 자체가 너무 짧다. 이곳에서 산단 안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거나 보행자 겸용도로만 설치돼 있다.

평동산단에는 총 19개 노선 16㎞의 자전거 도로가 설치돼 있는데 전용도로 1개를 제외한 18개가 겸용도로다.

광주시민권익위원회 자전거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광주에코바이크 김광훈 사무국장은 “평동산단 노동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용도로가 짧고, 노선이 한정돼 있어 사실상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단 안으로 들어가는 곳까지 십자 모양으로 전용도로를 확대하고, 인근 도심과 평동산단을 연결하는 통로에도 전용도로를 확보한다면 노동자들의 자전거 출퇴근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를 통해 자전거 출퇴근을 위한 시범적 모델을 만들어 이후 광주 전 지역으로 확대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평동 주민들과 산단 노동자들도 자전거 도로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평동산단에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주민은 “(자전거를 타는 경우)평동역을 지나면 자전거 도로가 없어서 차하고 같이 도로를 달려야 한다”며 “이렇게 차하고 같이 달리는 구간이 매우 위험해 전용도로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평동산단에서 일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평동산단 중심도로를 기점으로만 자전거 도로가 설치돼 있고, 중심도로를 가로지르는 작은 도로들은 (자전거 도로가)다 끊겨 있는 상태다”며 “전 지역에 설치가 어렵다면 중심도로를 가로지르는 도로만이라도 자전거 도로를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평동산단 운영협의회의 한 관계자도 “송정역, 도산역 등 시내에서 평동산단으로 진입하는 곳에 자전거 도로가 없어 그 지역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 차와 같이 다니는 상황”이라면서 “도심과 평동산단을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 개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평동역에서 공유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 할 수 있는 충분한 교통여건을 조성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직접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린 이용섭 광주시장은 “우리가 타고 온 자전거 도로가 신호등이 있는 곳에 연결고리가 잘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 일직선으로만 돼 있는데 이를 열십자로 해서 거미줄까진 아니어도 좀더 종횡으로 자전거 도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도로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주민·노동자들 자전거도로 확장, 도심 연결로 등 요구
 

27일 평동역에서 열린 현장 경청의 날에 참석한 이용섭 광주시장이 시민들의 자전거 전용도로 확대 요구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27일 평동역에서 열린 현장 경청의 날에 참석한 이용섭 광주시장이 시민들의 자전거 전용도로 확대 요구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이 시장은 “평동산단 일대를 생활형 자전거도로 시범구간으로 조성하게 되면 송정역, 황룡강의 자전거도로와 평동역의 지하철이 연계돼 자전거 이용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자전거 전용도로를 여러 방향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기술적인 문제, 경찰청과 협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오늘 주신 말씀을 검토해 김삼호 광산구청장과 협의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삼호 광산구청장도 “자전거 도로를 확대 개편하고 송정권 접근로를 개선해 평동역을 중심으로 자전거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태 광주시민권익위원장은 “평동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광주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광주시는 지난 6월 현장 경청의 날을 통해 광주시청과 광주 지하철 상무역을 있는 ‘생활형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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