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 분향소… 희생자 가족들 망연자실
유족들 “날벼락… 최소한 안전장치만 있었어도”

조선대학교 병원 희생자 분향소.
조선대학교 병원 희생자 분향소.

지난 9일 학동 재개발 지역 붕괴 사고가 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앞을 지나던 54번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붕괴 현장 인근 조선대학교 병원에 사고로 숨진 승객 9명 중 4명의 분향소가 마련됐다. 

10일 오후 2시께 조선대학병원 장례식장. 갑작스러운 사고로 영정사진조차 마련되지 않은 분향소에 유가족들은 허망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학교에서 집 오는 길에 그런 일을... 집도 거의 다 왔는데.”

고등학교 2학년 ㄱ 군의 할아버지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ㄱ 군은 동아리 활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하굣길에 참사를 당했다. 

ㄱ 군의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공사장에서 난 사고만 몇 개나. 사고가 그렇게 많이 나도 (붕괴 현장에) 안전 감독은 없었다. 관리 감독을 안 해 생사람 목숨을 빼앗아 갔다. 관리청은 무엇을 했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 할아버지는 “큰 공사이지 않았나.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설치해 놓았어야 했다”고 거듭 말했다.

ㄱ 군의 친척 또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며 슬픔을 표했다.

같은 버스를 탔던 30대 ㄴ 씨의 빈소에서도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급히 분향소를 방문한 조문객들은 장례식장 입구에서부터 눈물을 터뜨렸다. 이들은 유족의 손을 붙잡고 “갑자기 이런 일이 어딨냐”,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ㄴ 씨는 9일 요양원에 입원 중인 어머니의 문병을 위해 54번 버스에 올랐다 참사를 당했다. 이날 ㄴ 씨의 아버지도 함께 버스에 탑승했는데, 아버지는 중상을 입은 채 광주기독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학교 병원 분향소에는 큰아들의 생일을 맞아 미역국을 끓이고 집을 나와 돌아가지 못한 ㄷ 씨 등 빈소도 마련돼있다. 숨진 9명의 희생자들은 사고 현장 인근 조대 병원, 기독 병원, 전대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김은유 기자 metapho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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