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프로그램 폐지...프리랜서 노동자 5명 해고 위기
해고 작가 “임시방편 대안 아닌 현실성있는 대책 마련”
광주 MBC가 경영난의 이유로 예산 삭감을 추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인 ‘황동현의 시선집중’을 폐지를 예고하면서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처했다.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면담을 통해서 고용 관련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MBC에서는 특별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 해고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준)’(이하 시민사회모임)이 28일 오전 광주MBC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주복지공감플러스,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청년유니온, 방송작가유니온, 사단법인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등 28개 단체가 참여했다.
시민사회모임은 “광주MBC 개편 과정에서 한 프로그램이 폐지 해당 프로 아나운서. 리포터, 작가 등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계의 관례라는 이유로 프리랜서 편법 고용이 이어져 왔다“면서 ”현재 광주MBC에서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들은 모두 정규적인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회사 내 안정적인 업무를 볼 공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언제 어떻게 해고될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사들이 근로기준법의 노동자와 똑같이 일을 시키면서도 ‘프리랜서 계약’을 맺는 고용관행에 책임을 묻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방송사 ‘프리랜서’들의 노동자성이 인정되는 가운데 방송사들의 ‘편법 고용’ 관행이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나 광주MBC는 정확히 이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의 시사프로그램은 지역 언론이 갖추어야 하며 지켜가야 할 역할과 가치를 담고 있다”면서 “수도권과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경쟁력을 이유로 장기간 이어져온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것은 지역 청취자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것이며, 공영방송사가 갖추어야 할 공공의 역할을 져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민모임은 “만약 현재 예정하고 있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루어진다면,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보다는 시청률과 영업이익을 중심으로 화제성이 있는 프로그램만 다루게 되는 경향성이 생기며,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지역방송의 취지와 가치를 상실함으로 결과적으로 지역 언론, 공영 방송이 갖추어야 하는 공공성이 기업 이윤이라는 명목으로 상실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동현의 시선집중’ 프로그램 해고 당사자인 작가는 “갑자기 결정된 방향이 아닌 지난 10월부터 개편 논의가 있어 왔다면 더더욱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문제도 함께 논의가 됐어야 했다”면서 “이 같은 문제가 공론화되자 처우 문제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용의 지속성과 현 급여와 업무량을 담보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대책은 어디에도 없었다”면서 “진정성 없는 임시방편의 대안이 아닌 진정 일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안을 요구한다”고 울부짖었다.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김현 사무국장은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소외된 약자의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공영방송으로서 사회 모순을 줄여가기에도 역할이 부족한데 방송사들은 사회변화를 앞장서서 막고 모순 자체를 끌어안고 있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방송작가유니온 김한별 지부장은 “광주MBC를 비롯한 전국의 방송사에서는 제작비 삭감을 이유로 스태프들을 입맛대로 해고해왔다”면서 “광주MBC에서 이번 프로그램 폐지 통보가 명백한 부당해고라는 것을 인지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용관 이사장은 “공영방송이 상업주의 방송을 좇아 시청률이 낮다는 핑계로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스태프를 대량 해고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면서 “가장 취약한 비정규직, 프리랜서부터 해고 위기에 놓였는데 어떻게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겠느냐”고 토로했다.
끝으로 시민사회모임은 광주MBC는 △고용보장 없는 일방적인 개편반대,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해고 통보 철회하고 고용보장 대책 마련 △관례라는 이름의 프리랜서 편법고용과 자의적인 해고관행 중단 △공영방송이자 지역 언론으로써 가치와 역할 제대로 수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시민사회모임은 기자회견 후 항의서한과 광주MBC 사장 면담 요청서를 광주MBC 측에 전달했다.
유새봄 기자 newbom@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