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추경안 심사서 용역보고서 도마에
용역 이력 없는 업체 선정에 “신뢰성 떨어져”
“수익·인구 등 결과 신뢰 떨어지나 ‘검증’ 없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광주 아시아캐릭터 테마파크 조감도. 이곳에는 캐릭터를 활용한 전시 및 체험시설이 꾸려질 계획이다. 사진=광주시 제공.

 ‘꿀잼도시 만들기’의 하나로 광주시와 EBS가 공동 추진 중에 있는 ‘아시아 캐릭터랜드 조성사업’에 대한 용역 보고서를 놓고 광주시의회가 ‘신뢰성’ 떨어지는 ‘부실 용역’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기존 학술용역을 진행해오지 않은 업체가 최저가 입찰을 통해 선정돼 수행한 과업이어서 보고서 자체에 대한 부실이 제기된 것. 수익 및 인구 추계 등과 관련해서도 ‘모순’이 제기됐다.

 15일 광주광역시의회 315회 제2차 임시회에서 문화체육실에 대한 추경안(‘제2023년도 제1회 광주광역시 일반 및 기타 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심사에서 아시아캐릭터 테마파크 조성 사업 용역 보고서의 ‘신뢰성’이 도마에 올랐다.

 앞서 ‘아시아 캐릭터 테마파크’는 국비와 시비 각 50%씩을 반영해 총 296억 원 규모로 계획 중에 있으며 지난해 국회 문화예술체육관광분야 예산에서 58억 원을 확보했다.

 시는 캐릭터 테마파크와 관련 올해 1차 추경안에서는 ‘설계 용역’을 위한 예산 7억 원을 요청한 상태로, 나머지 예산은 2차 추경에서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아시아캐릭터랜드는 인지도가 높은 EBS 캐릭터들과 5G 실감 콘텐츠 등 문화콘텐츠산업 기술을 결합해 최첨단 놀이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어린이 교육을 접목한 가족형 문화체험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1년 20억 수익 근거, 믿을 수 있나?

 광주를 대표하는 일명 ‘꿀잼도시’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시에서 생산한 캐릭터(브래드 이발소·두다다쿵·B패밀리·샤이닝스타) 등 뿐만 아니라 펭수·뽀로로 등을 생산한 EBS의 인지도 높은 캐릭터를 활용해 ‘전시’ 및 ‘체험시설’을 만들겠다는 것.

 부지는 지난해 사업 후보지를 4곳(광주디자인진흥원·비엔날레 전시관·정보문화산업진흥원·미디어아트플랫폼 Gamp)을 선정했고, 용역 결과 최종 대상지는 광주 북구 오룡동의 ‘광주디자인진흥원’으로 결정됐다.

 시의회 추경안 심의에선 이와 관련 각종 우려가 쏟아졌다. 사업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용역’과 관련한 부실함이 타깃이 됐다.

 심창욱 시의원은 “용역을 진행한 업체가 용역을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는 곳인데, 갑자기 학술용역을 했다는 것이 의아하다”면서 “그 결과를 토대로 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 또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조건 입찰을 통해 ‘최저가’업체만 선정하고, 그 업체가 내놓은 결과 보고서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신뢰성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요성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용역 업체 선정시 15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수의계약으로 전산시스템에 의해 해당 업체가 선정됐다”면서 “용역업체 뿐만 아니라 EBS와도 연계해 많은 자문을 통했다”고 해명했다.

 용역 보고서의 ‘수익’과 관련 항목도 지적 대상이 됐다. 유사한 시설이 있는 경기도 파주의 경우, 수도권임에도 수익이 45억 원이 넘지 않는데, 용역에서 광주시는 1년에 20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제시한 데 따른 우려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아시아 캐릭터 테마파크 입장료 수입은 유사 시설의 일일 평균 방문객 수 441.4명으로 책정했고, 시설 이용료는 가족 동반과 시설 이용 연령을 고려해 28%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 1인당 평균 1만 5000원으로 산정했다. 연 방문객은 16만 4806명으로 예상했으며, 수입은 약 24억 7200만 원을 추정했다.

 벤치마킹한 ‘파주 EBS 놀이 구름’ 또한 1만 5000원으로, 연 방문객은 18만 5421명에 달한다.

 심 의원은 “단순 계산으로도 20억 원 이상을 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쉬는 날을 제외하면 굉장히 많은 입장객이 들어와야 한다”면서 “이 큰 사업에 용역 업체가 낸 결과를 보고 20억 원 이상을 벌겠다는 것이 실효성은 있는지 의문이다”며 지적했다.

 연차별 인구 추계, 지속 증가 반영 용역

 이에 대해 정종임 문화도시정책관은 “사업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자립하려 할 것인가 고민이 많으나, 아시아캐릭터랜드의 경우 인근에 유사 시설이 없고 전반적으로 캐릭터산업을 연계한 ‘가족체험형’시설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면서 “입장료 뿐만 아니라 시설 이용료 등을 추산하고 광주뿐만 아니라 전남·전북까지 고려한다면, 이 정도 수입은 들어오지 않을까 희망했다”고 말했다.

 또 “2027년도 개관 이후 2028년도 복합 쇼핑몰까지 건립된다면,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

 하지만 이는 ‘모순’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심 의원은 “하루도 쉬지 않고 7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하는데, 평일에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라면서 “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가 아닌 단순 계산 결과도 잘못됐는데, 용역결과를 통해 예산을 따온 것에 ‘모순’이 있지 않냐”고 밝혔다.

 이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며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 유지·보수비 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용역 보고서’에 대한 통계에 한차례 더 지적이 제기됐는데, 인구 통계와 관련 심도 있는 보고서가 아닌 ‘형식적’이라는 것이다.,

 심철의 시의원은 “시에서는 용역 결과 보고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체크해야 하지 않냐”면서 “보고서의 통계청 연차별 추계인구에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부분이 있는데 상식적으로 인구가 늘어난다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맞냐”며 지적했다.

 또 “과거 실적이 없는 업체를 입찰했다면, 좀 더 심도 있는 용역 결과 보고서를 받아야 하나 이 결과는 ‘형식적’일 뿐 신뢰할 수 없는 결과들이 많다”면서 “수익 및 인구추계 등 데이터가 틀렸다. 어떤 상황에서 데이터가 틀려지면 결과값도 틀려지게 될 것”이라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정 과장은 “다소 일부 근거자료가 미비한 것은 사실이나, 본 사업 계획의 목적인 사업 타당성·사업 대상지 선정 등 주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는 생각”이라면서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좋은 콘텐츠를 채워 많은 분들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시아캐릭터랜드 관련 ‘부지’ 선정도 지적 대상이다.

 콘텐츠 사업 전문 정문진 말고 디자인진흥원으로?

 용역 결과 부지는 광주 북구 오룡동의 디자인진흥원으로 확정됐는데, 캐릭터 관련한 콘텐츠·사업을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고 있으니 이 또한 ‘모순’이라는 것.

 이귀순 시의원은 “캐릭터 관련 사업들은 모두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하고 있는데, 그런 사업들을 극대화하는 활용방안을 찾는다면 해왔던 곳에 터를 잡는 게 맞지 않냐”면서 “뜬금없이 디자인진흥원으로 부지를 확정했다”며 질타했다.

 이어 “주력하는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모든 사업들이 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연계되고, 이러한 것들이 아시아캐릭터랜드와 당연하게 이어지는 사업이나 억지로 매칭시킨 것 아니냐”면서 “캐릭터랜드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두고 뜬금없는 진흥원으로 일이 맡겨진 것에, 어떻게 이 사업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근본적으로 묻고싶다”고 꼬집었다.

 정 과장은 “다른 부지의 경우 기업들이 창·제작 할 수 있는 지원시설이나, 아시아캐릭터랜드는 ‘가족체험형 시설’이다”면서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경우 산업 방향으로 캐릭터는 문화시설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호남권 최초 ‘캐릭터 산업 대표 도시 도약’을 위해 차별화된 캐릭터 콘텐츠 육성을 위한 광주 아시아 캐릭터랜드는 2026년 완공, 2027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