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폐지 이후 움직임
모두 이행하고 있는 학교 20교(39%)에 그쳐
교육단체 “광주학생고통교육청 괴물로 전락”

광주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가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폐지에 반발하며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교육연대 제공.
광주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가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폐지에 반발하며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교육연대 제공.

 올해부터 0교시·방과후학교·야간자율학습 강제 금지 등의 지침이 담긴 광주시교육청의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이 폐지되면서 일부 학교들이 조기 등교 및 강제 야자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침에 담겨있는 내용 중 하나로 매주 수요일 학생들이 자유로운 비교과 활동을 할 수 있는 ‘광주교육공동체의 날’ 또한 일부 학교가 미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나 각계 교육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6일 77개 단체가 참여한 광주 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에 따르면, 지난 2월 오리엔테이션부터 이달 14일까지 광주 지역 인문계 고등학교(전체 51교)를 대상으로 강제 조기 등교·수요일 광주교육공동체의 날·강제 야간자율학습 실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광주시교육청이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기본계획’ 수립을 폐지한다는 공문을 보낸 이후 상당수 학교서 조기 등교와 야간자율학습이 부활하고, 수요일 광주교육공동체의 날이 폐지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체의 자료에 의하면, 먼저 학생들에게 8시 30분 이전 강제 조기등교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16교(21%)로 파악됐다. 이는 모두 사립학교들로, 이중 10교는 8시 이전 조기등교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 9시 30분 이후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16교(31%)로 이들 대부분 학교는 저녁 10시까지 야자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이 매주 수요일 진로 체험 활동, 자율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광주교육공동체의 날’은 이번 조사에서 18교(35%)가 미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을 폐지한 학교는 그 시간을 방과후 수업 및 야간자율학습으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서는 교원은 ‘권유’라 여기며, 학생들은 ‘강제’라고 받아들이는 ‘심리적 차이’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 조사 과정에서 교원과 학생의 응답이 달랐는데, 교원은 본인이 속한 학교는 강제 조기등교 및 야자를 ‘안 한다’고 답변한 반면, 같은 학교 학생에게 물었을 땐 강제 조기 등교 및 야자를 ‘한다’고 상반된 응답을 한 학교가 여럿 있었던 것.

 이에 단체는 성명을 내 “이정선 교육감은 줄곧 실력 향상을 위해 학교장의 자율성을 강화하려고 했으며, 많은 단체의 반대와 우려 표명에도 단협과 조례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정규교육과정 외 기본계획을 폐지했다”면서 “지침 폐지는 미래교육의 포기”라며 질타했다.

 77개 단체는 지난 9일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수립 폐지 철회를 요구하면서, 해당 지침이 담긴 기본계획을 학교에 안내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문을 교육청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교육청은 여전히 ‘실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단체는 “우리 지역 인문계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듯, 교육청 관계자들이 줄곧 주장한 ‘정착’과 ‘자율성 강화’ 등 상황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지침을 모두 이행하고 있는 학교는 불과 39%에 지나지 않으며 학생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광주교육공동체의 날을 야자와 방과후수업으로 메우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어 “교육감은 말로는 학생들의 체험과 다양한 교육활동을 보장하겠다고 하면서 수요일 광주교육공동체의 날은 포기하고 있다”면서 “이날의 가치 구체화를 위한 논의 테이블을 제안했으나, 묵묵부답하고 있으면서 ‘협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라며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교육감이 쏘아 올린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폐지라는 ‘공’은 ‘광주학생고통교육청’이라는 괴물로 전락해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다”면서 “미래교육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실력을 이야기하면서도 여전히 과거의 교육방식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교육의 ‘퇴행’이 걱정스러워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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