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이슈에 현대·신세계·롯데 모두 군침
‘노잼 탈출’ 광천동에 프리미엄 백화점까지 가세
중소상인들 “광주시 대기업 특혜, 우리 목소리 외면”

복합쇼핑몰 유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천터미널 인근.
복합쇼핑몰 유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천터미널 인근.

 현대백화점, 신세계에 이어 롯데까지 복합쇼핑몰 건립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광주에서 유통 3사 대전이 본격화됐다. 게다가 광주신세계는 현 부지인 광천동 터미널 일대에 4배 더 키운 규모의 프리미엄 백화점 건립을 위한 도시계획 절차를 밟고 있어 광주에 들어설 대형몰 개수가 추가될 전망이다. 최종적으로 몇개의 대규모 판매시설이 들어설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이같은 공세에 소상공인들은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며 “광주시가 대기업에만 일방적 편의를 제공해선 안된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0일 광주시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전날 열린 롯데쇼핑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계획에 대해 “임차료를 절감할 방안을 비롯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며 “사업조건과 개발 계획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그동안 광주 복합쇼핑몰 출점을 검토해왔지만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건립 장소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신세계·롯데 ‘유통 빅3’의 복합쇼핑몰 경쟁에 가장 먼저 첫 발을 내딛었던 현대백화점 그룹은 지난해 11월 광주 북구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약 31만㎡)에 대지면적 약 3만 3060㎡(1만 평), 연면적 30만㎡(9만 평) 규모로 ‘더현대 광주’를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일찌감치 밝혔다.

30일 오후 광주시청 소회의실에서 광주신세계가 제안한 도시 관리 계획 입안 여부를 논의하는 도시계획 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30일 오후 광주시청 소회의실에서 광주신세계가 제안한 도시 관리 계획 입안 여부를 논의하는 도시계획 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 부지를 방문해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시내 교통이 굉장히 복잡해질 것이다”며 “광주와 국토부가 원팀 체계를 가동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그룹은 어등산 부지 41만 7531㎡(약 12.6만 평)에 연면적 53만 6900㎡(약 16만 평) 규모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복합쇼핑몰과 함께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 백화점도 추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광주신세계가 구상중인 프리미엄 백화점은 총 13만2230㎡(4만 평)으로 현 시설(1만 1200평) 보다도 4배 이상 큰 규모다.

 광주시는 이날 도시계획 위원회를 열고 광주신세계가 제안한 도시 관리 계획 입안 여부를 논의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1월 열린 도시계획위에서 교통해소 대책 미흡 등을 이유로 ‘재자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처럼 광주시가 민선 8기 역점 사업으로 ‘노잼도시’에서 ‘꿀잼도시’로의 대전환을 선언하며 유통 3사의 경쟁을 유인하고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소상공인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1월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복합쇼핑몰과 중소상공인들의 상생 논의로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하며 소상공인 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광주 금호월드 상가총연합회와 복합쇼핑몰 광주상인대책위가 3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 지구단위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 제공.
광주 금호월드 상가총연합회와 복합쇼핑몰 광주상인대책위가 3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 지구단위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 제공.

 소상공인들은 이해당사자인 광주시가 상인들과 대화도 없이 대기업에만 일방적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광주 금호월드 상가총연합회와 복합쇼핑몰 광주상인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는 신세계 지구단위 계획을 반려하고 상권 영향 평가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광주시는 이해당사자인 광주상인을 만나지 않겠다는 불통 행정까지 선언했다”며 “대기업에게 일방적 편익을 제공하는 신속한 행정 절차와 달리 해당 상인들의 목소리는 지금도 외면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존의 신세계백화점이 확장되고 인근에 복합쇼핑몰까지 추가로 들어서면 쏠림 현상이 가중돼 원도심과 주거지 상권, 전통시장 등 기존 광주 상권 모두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광천동과 인근 교통체증의 진원지인 신세계백화점이 4배나 확장된다면 도심의 교통량과 교통 혼잡은 그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인근에 ‘더 현대’까지 들어선다면 역대 최악의 교통지옥이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광주상인대책위원회도 지난 1월 “광주시가 추진하는 복합쇼핑몰 사업이 유통 대기업의 편익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대책위와 소통 구조를 만들고 지역 상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 보호 방안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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