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9급 1호봉 시급 8530원 수준”
“청년 공무원들 공직사회 떠나는 것 막아달라”
현실 반영 취준생 ‘공시족’ 도전 크게 줄어

22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노조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2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노조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노후 걱정 없는 안정적인 일자리로 각광받던 ‘공무원’. 최근의 기류는 완전히 바뀌었다. 20대 청년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고, ‘공시족’으로 불렸던 취준생들의 도전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위기감은 공직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공무원노조가 최소한의 생활 보장도 되지 않는 현실을 꼬집으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는 22일 광주광역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무원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공무원 임금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바로미터”라며 2024년 공무원 임금 37만 7000원으로 정액 인상할 것과 정액급식비 인상, 초과근무수당 정상 지급과 연가보상비 산식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백형준 본부장은 “현재 9급 1호봉은 시간 당 8530원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이는 광주 생활임금은 커녕 최저시급 962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면서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은 턱없이 낮다”고 토로했다. 백 본부장은 “저희 공무원들도 좀 삽시다, 노동자들도 좀 삽시다”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2023년 공무원 임금이 고작 1.7% 인상으로 실질임금은 삭감돼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8, 9급 기본급은 겨우 3~4만 원 올랐는데 대통령 월급은 34만 6500원이 인상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근 3년간 실질소득 누적감소분 7.4%와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 전망치 2.5%를 합산해 최소한의 현상 유지를 위해 37만 7000원을 정액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급식비 현실화도 주장했다.

 현재 지급되는 정액급식비가 한 끼 6360원 수준인데, 물가 상승을 고려해 한 끼 1만 원 기준으로 인상해달라는 것이다. 초과근무수당 역시 불만 대상이다. 노조는 근로기준법 대비 30% 수준에 머무르는 초과근무수당 단가를 법에 준수해 지급할 것 등을 요구했다.

 민원 업무를 맡고 있는 김세은 전국공무원노조 광주본부 서구지부 2030 청년부장은 “젊은 공무원들 사이 속히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며 “악성 민원에 의해 업무강도는 높은데 비해 임금은 낮고,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재의 월급으로는 미래를 계획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원 업무를 처리하면서 다른 업무도 해야하니 대부분의 공무원이 초과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데, 0.7배의 수당을 받고 있다”면서 “현재 공무원 노동자의 월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며, 초과근무수당까지 포함해도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와 같은 현실은 취준생들의 공무원 선호도 하락으로 나타났다.

 올해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22대 1,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93대 1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또 2021년 한국행정연구원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이 낮고, 직급이 낮을수록 이직 의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직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20대 중 56%가 ‘낮은 보수’를 사유로 꼽았다. 이어 가치관·적성에 맞지 않음, 과다한 업무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청년 공무원들이 공직사회를 떠나는 것을 막아달라”며 “대통령은 임금 교섭에 성실히 임해 어렵게 공부해서 들어온 직장에서 이직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줄 것”을 촉구했다.

 노조의 주장처럼 20대 청년들의 ‘공시’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다. 공무원 고시 공부를 중간에 관두거나, 취업에 성공한 뒤 이직하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청년 A씨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지만 하는 일 대비 임금이 너무 낮았다”며 “하고 있던 학원 알바 월급이 더 세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 B씨는 “요즘 공무원 누가 하려고 하나. 초과근무·주말 근무까지 다 한다는데 ‘칼퇴’도 옛날 얘기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처럼 업무 대비 낮은 임금 탓에 한때 20대 청년들에게 인기 직업이었던 공무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유시연 기자 cit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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