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있게 삽시다
2004-04-30 이성훈
“일곱개요.”
“보통 일곱 개라고 알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6번째 별이 두 개가 붙어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천체망원경으로 그 사실을 확인하곤 신기해마지 않는다. 서구 화정동 청소년 수련관 `빛고을 천문대’. 이곳에서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마다(10시∼12시) 별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사연 없는 별은 없습니다.”
별세계 탐험 안내를 맡은 김유진(33·빛고을 천문대 팀장)씨의 말이다. 그리스 신화나 각 나라의 별에 얽힌 전설을 알고 나서 별자리를 관찰하면 별의 세계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
“북두칠성은 큰곰의 허리와 꼬리에 해당하는 별입니다. 특히 봄철 밤하늘에서 북동쪽에 있는 북두칠성은 다른 별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지요.”
북두칠성 국자 끝부분의 별 두 개 사이를 재서 다섯 배 방향을 나가면 북극성이 보인다. 별자리 학습관에서 별 이야기를 듣는 관람객들은 우주 속으로 흠뻑 빠져 든다.
서양에서`전갈자리’로 불리는 별자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전래동화 `햇님과 달님`중 동아줄과 관련돼 있다. 봄철에는`처녀자리’가 가장 눈에 잘 들어온다고 한다.`처녀자리’의 `스피카’가 부근에 있는 다른 별보다 월등히 밝은 일등성이기 때문이다.
천문대 마당에 설치된 거대한 지붕이 서서히 열리자 김씨는 밤하늘을 가리키며 별자리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주기 시작한다. “저기 밝게 빛나는 별이 보이지요? `시리우스’예요. 하늘을 통틀어 가장 밝은 별입니다. 별자리를 보려면 돗자리 깔고 가만히 누워 육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망원경의 각도를 맞춘 후 행성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줄지어 자기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은 어른아이 모두 마찬가지다. 망원경에 눈을 댄 관람객들은 연달아 감탄을 쏟아낸다. 여러 갈래 줄무늬가 뚜렷이 나타난 목성, 아름다운 고리가 선명한 토성 등등이 눈앞에 펼쳐진다. “흥미진진한 설명을 들으며 별을 보니 밤하늘이 정말 새롭게 느껴졌다” “땅만 보고 살지 않고 이제 틈틈이 하늘을 바라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오늘부터 좀더 우주적인 사고를 하며 살아야겠다” 등등 관람객들의 소감도 가지가지.
`날마다 찾아오는 밤’이지만 거기에는 `좀더 특별한 밤’이 있다. 봄밤에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밤하늘로의 여행’을 시도해 보시길.
이성훈 기자 sinaw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