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

2013-04-29     정상철
 벌써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던 거구나. 5년 3개월 참으로 무심했구나. 먼저 반성이 앞선다. 불타고 쓰러지는 건물을 보며 “오메, 어짤거나”를 외치며 주저앉던 사람들의 통곡이 아직 귀에 생생하다. 국보 1호가 불타던 날, 그 분노와 아픔들은 이제 반성의 이름으로 남아야겠다. 다시 우리 앞에 숭례문이 돌아왔다.

 숭례문이 5년 3개월에 걸쳐 진행됐던 복구 사업을 완료했다. 감격스럽다. 2008년 2월 방화로 훼손됐던 이 나라의 심장, 그것을 다시 되살리는 일은 참 길고도 힘든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최고의 장인들이 모두 동원됐다. 특히 전통기법과 재료로 복구하기 위해 다양한 고증과 연구조사를 수행했고, 그 노력들이 복구과정에 반영됐다. 기와는 이 나라의 유일한 제와장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 전통 기왓가마에서 구웠다. 단청안료도 기존에 썼던 인공안료 대신 천연안료를 사용했다.

 그 뿐이랴. 한국전쟁 때 망가져 임시로 복구했던 현판은 조선시대 탁본을 구해 원래 필체의 모습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일제에 의해 철거됐던 좌우 성곽도 복원했다. 기증받은 소나무로 복구에 필요한 목재를 확보했고, 국민성금이 7억 원이나 모였다. 돌아보니 그 5년 3개월, 참 눈물겨운 시간이었다. 숭례문 복구 기념식은 5월4일 열린다. 그 날은 기념으로 4대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가 무료 개방된다.

 “숭례문, 10만 년 후에도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라.”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