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을 위한 윤리적 대안
[정의석 사회분석] 집단 효능감·창의성·기억 환기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해고, 실직, 파산, 부도, 매출감소 등을 경험한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의 가장 큰 위기가 되었을 것이고, 가정과 일의 병행, 변화된 업무, 2개 이상의 일을 해야 하는 근로 등을 경험한 어떤 사람에게는 과중한 역할로 인한 고충이 컸을 것이고, 코로나 감염으로 의심받아서 격리되거나, 감염이 확인되어 병원치료를 받은 사람은 본인의 신체적 고통과 주변 사람에게 준 영향으로 인한 미안함 등으로 실질적 고통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 이외에 식당, 체육관, 영화관, 놀이시설 등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것들에 대한 단절이 주는 고통은 보편화되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견디어야 할까?
단순히 이 시간을 지나가길 기다리거나, 분노와 불안으로 일상을 보내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다수의 국민이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의 코로나에 대한 대응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는 정부의 합리적인 대처와 국민들의 협조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일부 외국 전문가들이 언급하듯이 단순히 대한민국 국민이 동양인이 보이는 집합주의 성향에 따른 복종의 결과가 아니다.
국가적으로 대내외 위기가 발생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은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이다.
이러한 상태는 효과적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거나,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고,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아노미적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기에 위기발생시 국가에 대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국가 혹은 정부에 대한 신뢰는 정부가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는 효능감이 바탕이 된다. 이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믿음이다.
방송에서 방역본부장의 훌륭한 소임에 대한 칭찬을 하는 것은 그러한 믿음을 공고히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외에서 한국 방역에 대한 칭찬과 노하우를 배워가려는 모습을 경험하는 것 또한 정부와 국민 모두가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잘 벗어날 수 있다는 신념을 강하게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집단효능감이라고 한다.
정부를 폄훼함으로서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일부 개인과 집단은 정부의 발표를 왜곡하거나 거짓뉴스를 통해서 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자 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그들에게 이익을 줄지 모르나 국민 전체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다. 굳이 국민 스스로 성취한 성과를 ‘국뽕’이라며 자기비하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성공적 경험에 대한 인정은 자신감을 높이고 더 큰 위기가 오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한다.
이 상황을 극복할 후 있는 두 번째 방법은 창의성이다.
과거 흑사병, 스페인 독감과 같은 대감염의 위기가 존재했었다. 지금의 코로나 감염상황은 과거의 그 어떤 위기보다 확산적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료가 없다. 우리는 사회복지체계를 확장하고, 재난지원금과 사업자 대출지원 등 경제적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임대료 낮추기와 지역화폐사용 등 자조적 체계를 마련하는 등 창의적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공유해야 한다.
집에서 ‘홈트’를 하거나 ‘혼밥’을 하는 것을 유트브로 공유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좋은 방법이지만 보다 확장된 사회적 기능들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알베르 까뮈가 페스트에서 언급하듯이 ‘기억’을 중요성을 환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재난이 지나가면 그 재난의 발생원인과 경험을 잊어버린 채 또 다시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언급하듯이 많은 감염을 인간과 동물의 공생, 인간의 자연파괴로 인해 발생한다.
만일 인간의 환경파괴에 대한 자성이 없다면 코로나는 또 다른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채로 인간에게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 감염은 인간사회가 이 지구에서 얼마나 도덕적 행위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냉정한 반성을 요구하고 있고, 새로운 대안적 삶에 대한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다양한 고통 속에서 고통을 이겨내는 법만을 찾아내는 것은 어떤 때는 이기적일 뿐만 아니라, 근시안적 문제해결일 때가 많다.
우리는 자신의 고통 이외에 타자의 고통도 봐야하며, 인간의 고통만이 아닌 다른 생명체의 고통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정의석 <지역사회심리건강지원그룹 모두(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