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속 진한 향기

[시로 읽는 사진] 납매

2021-02-17     나상기

납매

중국에서 넘어온 매화 납매
한겨울 섣달 그뭄에 피는 당매라고 한다
찬바람속에 진하게 피는 향기가 일품이다

관상수로 주로 심는데
납매의 진한 향기에 매료되어
한겨울에 납매를 만나기 쉽지 않다

납매를 만나거든 그 향기에
흠뻑 빠져 보시라
그리고 찬바람속 아린가슴에 푹 젖어보시라

흰눈 내리는 겨울날에 납매향기
가득안고 그리움 그리는 봄날
기다리는 시간을 가슴에 품어본다

나상기


50년 동안 ‘재야 민주화운동’에 몸 담아 온 나상기 선생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사진기를 들었다. “조급하게 변화시키려고 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은” 뒤였다. 지금 그는 스스로를 ‘재야 사진가’로 칭하며, 남도 지방 사계절 풍경과 꽃을 담아내고 있다. 인생 2막, 여전히 ‘중심 아닌 곳’에 눈을 대고 있는 나 선생은 그동안 찍은 사진에 시적 감상까지 더해서 최근 ‘시사집(詩寫集)’을 발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