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공부의 만능키, 책읽기

[김경란 교수 자녀교육일기]

2021-07-16     김경란
픽사베이 이미지.

[김경란 교수 자녀교육일기]

“아직 말도 못하고 말귀도 못 알아듣는 아이라서요. 이다음에 말도 알아들으면요.” 

어린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께서 제게 많이 하시는 말씀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한 돌도 되지 않은 어린 자녀에게는 밥을 먹여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신체적으로 안락하게 돌보아주면 아이는 건강하게 잘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런데 최근 부모가 생후 7개월 자녀에게 책을 자주 읽어주면 아이가 13개월이 되었을 때 단어를 더 정확하게 인지하고 어려서부터 많은 단어를 듣고 자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성적이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글이라는 우수한 문자 덕분에 문맹률이 매우 낮습니다굙 어린아이도 한글을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이 없어서 글로 씌어진 교과서를 통해 공부하는 동안 모든 아이들이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중요한 능력은 읽고 쓰기에 그치지 않고 글에 나타난 어휘의 의미를 알아야 학습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물론 성인도 글을 능숙하게 읽고 쓸수 있지만 약처방을 읽고 약을 어떻게 복용해야하는지, 계약서를 읽고도 자신에게 어떤 상황에서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은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는 또 다른 부분입니다. 

자녀가 책을 읽으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어휘의 의미를 안다면 많은 어휘로 구성된 교과서를 읽고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지식과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책을 읽으면서 만나는 다양한 어휘를 알게 된다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기본 공사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책 읽기 습관은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쉽게 형성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연령이 낮을수록 부모님과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어린 아이가 책을 읽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 곁에서 함께 친밀함을 즐기고 싶어서입니다. 

왜냐하면 책읽기 활동은 부모님과 신체적으로 가장 밀착된 시간이고 기분 좋게 부모님의 음성과 눈길,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이들은 책읽기가 재미있고 행복한 이유는 부모님의 애정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부모님 곁에서 책의 내용을 듣는 동안 책에 대한 흥미도 증가하고 책을 읽는 동안의 행복한 경험이 기억되면서 차츰 책읽기가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아이가 혼자서주 많은 책을 읽고 독서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기 위해 어린 아이의 한글 공부를 서두릅니다. 물론 한글은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자의 특징 때문에 6-7살 정도면 글밥이 적은 그림책을 아이가 혼자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은 혼자 책을 읽게 됩니다. 그런데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과 글자로 이루어진 어휘의 의미를 아는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연구에서 학습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어린아이들에게 성인이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많은 결과가 있습니다. 독일과 핀란드 등 많은 국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독서 캠페인을 실시하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는 첫걸음이고 성적 향상을 위한 만능키가 독서이기 때문입니다. 더위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 지금 우리 아이가 행복하고 미래 아이의 성적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어 부모님이 행복한 활동, 자녀에게 책 읽어주기를 실천해보세요! 

kimklan@kwu.ac.kr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