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카페 리저브 김봉인 사장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게"

[코로나19 속 사람들] 1부 [인터뷰]‘코로나, 자영업을 덮치다’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끊긴 상권에는 임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우리와 일상을 함께한 자영업자는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받은 사람으로 많은 이들이 ‘자영업자’를 꼽는다. 자영업자의 코로나 피해를 조명한 미디어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이 자영업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사람들이 많이 찾던 카페도 예외는 아니었다. 친구와 수다 떨려고, 조별 과제를 하려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향했던 카페 또한 코로나를 피할 순 없었다. 코로나로 감춰져 있던 카페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광주 근교의 한 카페를 찾았다.

- 자기소개와 함께, 자영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담양에서 카페 리저브라는 커피숍을 2년째 운영하는 김봉인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사실 카페나 커피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커피를 좋아하지도 않았고요. 그러다 4년 전에 핸드드립을 우연히 맛보게 되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관심이 생겼고, 직접 핸드드립을 내려 마시는 게 취미가 됐어요. 지인들에게 커피를 내려주면 다들 맛있다고 카페를 차려보라고 많이 권유했어요. 그렇게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카페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결국 혼자 일하게 된다”

- 현재 정부의 방역지침으로 가게 운영 시간도 제한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영업시간이 얼마나 줄었나요? 가게에 나와 일하는 시간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곳은 지역 특성상 광주 시내처럼 밤늦게까지 손님들이 오지는 않기 때문에, 평소 밤 9~10시 사이에 마감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때문에 운영 시간이 줄어드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일하는 시간은 유동적으로 바뀌었어요. 그전에는 보통 오픈과 마감 시간을 정확히 지켰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손님들 발길이 금방 끊겨버려서 이제는 유연하게 하고 있어요. 평소보다 일찍 마감하기도 하고, 조금 늦게 가게에 나오거나 쉬거나 했던 것 같아요.

-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의 위기가 더욱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경우, 창업 대비 폐업의 비율이 60% 이상이더라고요. 사장님은 코로나19로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나요?
△저는 코로나 위기를 작년 2월경부터 피부로 느꼈던 것 같아요. 이곳은 지역 특성상 겨울이 비수기예요. 2월쯤 되면 날씨가 조금씩 풀리니 그때부터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데요. 첫 1~2주에는 손님도 많이 오시고 매출이 상승해서 되게 좋았어요. 그러다 갑자기 코로나가 퍼지면서 매출이 50% 이상 급감했어요. 
카페 바로 옆에 관광지인 가사문학관도 있고 무등산도 가까워서, 관광하러 온 손님들이 카페를 많이 찾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관광 시즌에도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아요. 코로나 이전에는 관광버스를 타고 온 손님들이 매우 많았거든요. 가족 단위로 많이 오시고 수학여행으로 학생들도 많이 왔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습니다. 야외활동과 단체관광이 모두 줄어든 게 영향을 크게 미쳤어요. 
이때 코로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고 자영업 시장의 분위기가 험악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나마 광주에서 오시는 단골손님들이 계셔서, 그분들 덕분에 좀 더 유지할 수 있었어요. 

-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상황이 길어지면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 많았는데, 사장님은 어떤 변화를 경험하셨나요?
△처음 이 카페를 열었을 때는 지인과 같이 일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고 매출이 크게 줄면서, 아무래도 두 사람의 생활비를 모두 감당하기 벅차더라고요. 시내권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고려하더라도요.  결국 저 혼자 일하게 됐어요.
그리고 손님이 없을 것 같았는데 예상보다 많이 올 때도 있고, 주말 손님이 많으니 준비를 많이 해놨는데 안 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걸 예측하기가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코로나19로 변수가 생기면서 재료 준비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사실 커피 맛은 원두의 신선도가 크게 좌우하는데, 주문이 적으면 원두가 나가지 않아 폐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최대한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려는데, 고민이 생기기도 하는 부분이에요.

“지원 시스템 보완 또다른 감염병 사태 대비해야”

-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장님은 정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나요? 현행 지원책 외에도, 자영업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네, 저는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받았고, 서민대출도 받아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는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외에도 법적인 보상을 제대로 해주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또, 이번 경험을 말미암아 장기적인 시야에서 시스템을 보완해야 다음에 또 감염병 사태가 반복됐을 때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 글을 읽을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코로나19로 상처를 받으셨는데, 그래도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힘을 내셔서 마지막까지 잘 극복해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및 필자: ‘프로젝트팀 PEOPLE-19’ 김유빈 권예진 남진희 문예린 송진아 이형호 정무빈

본 기사는 Project People-19 인터뷰집 ‘PEOPLE-19: 열아홉 사람이 겪은, 열아홉 가지 코로나, 그들을 이야기하다’의 일부입니다. Project People-19의 활동은 텀블벅을 통해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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