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김경란 교수 자녀 교육 일기]
교육심리학자 비고츠키는 학습이 이루어지려면 자신의 현재 인지적 발달 수준에 적합해야한다고 했습니다. 학습자가 도달하지 못한 학습 수준이라면 외부의 특별한 지도나 암기로는 절대 학습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녀의 발달에 적합한 수준이 아니라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더라도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자녀의 능력이 발달되기에 적합한 ‘좋은 때’를 꼭 알아야 합니다. 이처럼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때’가 있으므로 자녀가 ‘학습’을 할 때 시기를 잘 알아야만 돈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자녀의 공부에 대한 흥미도 유지되는 것입니다.
인지발달 이론에 따르면 뇌 발달은 양적인 차이가 아닌, 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재 발달수준보다 높은 선행학습은 반복하여도 아이의 두뇌가 적합하게 발달되지 않은 상태라서 학습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아이는 학습내용이 어려워서 자신이 잘 해내지 못할까 두려운 마음을 갖고 잘 해낼 수 있을까 염려하는 동안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믿음이 있는데,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끝까지 해보니까 하던 일을 잘 이루었다는 성취에 대한 경험이 반복되어야만 이런 믿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학습심리학 실험 중 아기코끼리를 기둥에 묶어두면 코끼리는 다 성장한 이후에도 기둥을 뽑지 않은 채 작은 기둥에 묶여져 있던 사례가 있습니다. 밀림에서 포획된 어린 코끼리가 처음에는 밀림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서 자신을 묶어놓은 기둥을 뽑고자 도망가려하지만 기둥이 너무 단단하게 박혀있어서 작은 몸으로 열심히 시도했어도 기둥을 뽑지 못해 도망가는데 실패했습니다. 이처럼 처음에는 기둥을 뽑고 멀리 도망가려고 안간힘을 썼던 아기코끼리가 노력했지만 기둥을 뽑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한 이후 기둥보다 수십 배 몸집이 큰 코끼리로 성장한 이후에도 더 이상 기둥을 뽑기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자녀가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작은 기둥에 묶인 상태에서 도망가기를 포기한 코끼리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성공 경험을 해야만 합니다. 지금부터 자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성공에 대한 경험을 하고, 작은 성공을 많이 해본다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형성됩니다. ‘내가 노력하니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결국 자신이 ‘노력하니까 되더라’라는 경험을 했을 때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성인과 달리기 시합을 할 때 성인은 느리게 달려서 아이를 잡지 못하는 척하고 아이는 최선을 다해서 빨리 달려서 성인을 이깁니다. 또 어른과 아이가 팔씨름을 할 때 어른은 자신의 힘을 모두 모아서 아이의 팔을 꺾지 않습니다. 성인과 달리기 시합에서 이기고 팔씨름에서 이기는 성공을 경험했을 때 아이는 달리기와 팔씨름에 계속 도전하게 됩니다. 이처럼 평소에도 부모님은 자녀가 혼자 힘으로 잘 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자녀의 성공을 경험했을 때 아이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고 즐거움이 반복되면 의욕이 생깁니다.
인간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반복하는 행동은 숙련됩니다. 아이는 느낌이 좋은 경험은 계속하려고 노력하고 그러는 동안 스스로 선택하는 자기주도성을 이끌어내어서 성공을 체험하게 됩니다. 성공하는 경험을 많이 했을 때 아이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일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새학년을 맞이하여 지금 자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자신감을 쑥쑥 키워준다면 자녀의 학습은 물론 자녀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꼭 필요한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문의 : kimklan@kwu.ac.kr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