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인가, 화물차인가?

풍경+생각

2022-03-16     채정희 기자

자동차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안전성, 정숙성, 실용성 등이 앞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자동차 관련 수많은 광고가 이런 대목을 어필했다.

이와 관련 기억에 남는 광고가 있다.

쉿! 레간자.
90년대 대우차가 내놓은 모델이다.
레간자는 당시로선 세련된 외관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대우차 이미지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시끄럽다”는 소비자평이 많았다.
돌이켜보면 `탱크주의’를 앞세운 대우의 아킬레스건이지 않았나싶다.
이 무렵 등장한 게 예의 광고다.

한적한 길을 주행 중인 차량에 가득한 개구리 울음 소리가 광고의 컨셉트다.
하지만 창문을 닫자 실내는 이내 조용해진다.

때론 이미지가 실제를 지배한다.

지금도 판매되는 베스트셀링 카 중 `소나타’가 있다.
출시 당시, 이름에서 유래된 `소나 타는’ 놀림이 심심찮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보천리 (牛步千里)’로 이어진 히트작이었다.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간 이 모델은 1985년 첫 선 이후 30년 이상 장수 차로 등극했다.

이 처럼 한 세대를 아우른 이력이면 그 쓰임새가 오죽 다양할까.
최근 상무지구에서 목격한 소나타는 `화물차’로 손색 없었다.
폐지 수집인데, 트렁크가 트럭 화물칸 마냥 우뚝 솟았다.

`승용차에 짐 많이 싣기 대회’가 있다면 우승은 떼논 당상일 정도.

`운전자는 어떤 이일까?’
못지 않게 차의 이력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높고 넓은 뒤태에 갖가지 물음표를 더한 화물 소나타가 소걸음으로 멀어졌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