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도 차라는 것일까?
[풍경+생각]
2022-07-19 채정희 기자
역사적으로 바퀴의 탄생엔 “이동 혁명을 촉발한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수평·수직 동력을 회전으로 전환시킨 이 기술은 인간의 육체적 나약함을 기계적으로 보강한 강렬한 사례다.
이후 회전력을 증기기관으로 구체화한, 근대의 산물 엔진은 문명과 이동의 혁명을 가속화했다.
자동차 등 인류사 최고의 문물이 이같은 동력과 연결돼 있다.
엔진을 장착한 ‘탈 것’들은 문명의 ‘이기’가 분명했지만, 한편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기’라는 양면성도 무시할 수 없다.
동력을 ‘관리’체체로 편입한 게 이와 무관치 않다.
그 시스템이 번호판이다.
소유자 등 관련 정보가 등록돼 누군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표지다.
자동차·선박·항공기·오토바이 등 각종 동력이 이같은 체제에 편입돼 있다.
반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어카는 관리에서 빠져 있다.
바퀴 혁명의 산물이지만, 동력 자체는 인간의 발끝에 불과한 원시적인 탓이다.
어느 동네에서 번호판을 단 리어카를 만났다.
‘리어카도 카’라는 듯 당당한 모습이다.
우리도 ‘관리받고 싶다’는 어필인가?
거리에서 그들을 위협한 거대한 동력과 동등하게 취급받고 싶다는 소망일까?
하지만 낭만적 상상도 잠시, 현실적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자동차에서 분리된 번호판의 허술한 관리가 눈에 밟혀서다.
저게 만약 다른 차에 부착된다면 어찌될까
‘리어카’와 ‘대포차’ 사이, 갈 곳잃은 번호판이 아찔하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