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는 한 명 아닌 형제자매입니다.
[김경란 교수 자녀교육 일기]
쌍둥이 두 아이의 닮은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구분하냐고 물으면 부모님은 외모는 닮았지만, 두 아이의 성격은 완전히 딴판이라고 말합니다. 조금 먼저 태어난 형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떼를 부리지만 둘째 아이는 온순해서 두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형제가 늘 똑같은 그림을 그리는데, 형이 동생의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리고 동생의 행동도 모방한다 말하는 어머님이 있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신있게 행동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에 제게 도움을 청하신 것입니다.
쌍둥이는 똑같은 2명의 아이가 아니라 같은 시간 동안 동일한 자궁에서 성장, 출생한 형제·자매입니다.
쌍둥이는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가 있습니다. 이란성 쌍둥이는 2개의 난자가 각각의 정자와 수정, 성장하기 때문에 유전적으로는 DNA의 약 50%를 공유하고, 동성이나 이성의 성을 가진 아이로 태어날 수 있으며 체격이나 체형도 서로 닮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일란성은 한 개의 난자가 2개로 분할되어 나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같은 태반을 공유하거나 동일한 DNA를 공유하므로 동성으로 태어나고, 생김새와 성격, 체형 등이 매우 비슷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성격이나 외모가 조금씩 변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자인 토마스와 체스는 아이가 원래부터 타고나는 성향인 기질에 대해 순한 아이, 느린 아이, 까다로운 아이로 구분하였습니다.
순한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전에 주변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주변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양육자의 세심한 안내가 오히려 아이에게는 구속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순한 기질의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어제 우리가 산책을 했잖아. 그 때 무엇을 보았지?” 아이가 잠시 생각하는 동안 “지나가던 강아지 보았잖아? 그럼 강아지 그려봐!” 이렇게 아이가 어떤 것을 그리고 싶어하는지 말하기 전에 어머님께서 구체적으로 그림의 주제를 말한다면 아이의 일상은 타인 주도로 변하게 됩니다.
어쩌면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형을 보면서 `나도 빨리 커서 자전거를 잘 타보고 싶은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 부모님이 같은 경험을 했지만 실제 아이에게 흥미있고 관심있는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줘서 아이가 어제의 일을 생각해보고 그 중에서 어떤 일을 그림으로 그릴 것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줘야 합니다.
유치원에서 만난 아이 중 밑그림을 그리고 색깔을 칠하기 전에 여러 가지 색깔의 크레파스를 만지작거리면서 제 얼굴을 쳐다보는 순한 기질의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저를 보면서 크레파스를 만지작거려도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색깔을 말하지 않으니까 아이가 제게 “선생님은 어떤 색깔이 제일 예뻐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정윤이는 어떤 색깔의 블라우스를 입고 싶은데?”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가방은 어떤 색깔로 칠해주고 싶은데?” 오히려 제가 아이에게 되물어보니까 곰곰이 생각하더니 “음, 선생님! 나는 노랑색 블라우스를 입고 싶어요. 블라우스는 노란색 크레파스로 칠 할께요!” , “가방은 연두색으로 칠할 거예요. 나뭇잎 가방이니까”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노란색으로 블라우스를 칠하고 들고 싶은 가방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아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알고 표현하는 힘을 먼저 키워주어야 합니다. 자신을 알고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쌍둥이는 똑같은 두 아이가 아닌 형제자매이므로 같은 발달 특성이 있으므로 순한 아이도 발달에 적합한 욕구에 대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채워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욕구를 강하게 표현하는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 타인의 표정을 살펴보느라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지 않는 순한 아이도 모두 같은 욕구를 갖는 동일한 연령의 아이들입니다.
문의 : kimklan@kwu.ac.kr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