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평 본부장, 탄소 중립] 기후 위기, 공기 조화기 기준 바꾸다

환기시 실내 산소농도, 실외 수준 넘지 못해

2023-02-21     류평
그림= 필자.

 공기 조화기와 관련 있는 지구 대기는 질소가 78%, 산소 21%로 구성돼 있다. 그중 산소는 바다에서 75%, 나머지 25%는 식물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바다와 숲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소 농도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설악산 저지대에서는 21.6%, 아마존에서는 23%를 나타내며 도심 실외에서 20.8%까지 떨어진다.

 그보다 낮은 20.3%에서는 매스꺼움을 느끼는 상태가 된다고 하니, 산소농도 1% 내외의 미세한 차이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냉온탕을 오가는 것만큼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때문에 지금은 기후 위기에 따른 공기조화기의 기능을 추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소의 효능에 대해 말하자면 일반인에게는 건강 개선에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건강한 몸 상태가 아닌 분들에게는 체감이 훨씬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모, 신생아, 환자의 경우에는 산소의 중요성이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산소 농도 삶의 질에 결정적 역할

 환자 입장에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는 입원실에서 잤더니 마치 병이 다 완치된 것 같았다는 ‘플라시보 효과’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산소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신생아 두뇌 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내용도 있는 마당이니, 산모들이 산후조리원을 선택하는 중요 기준으로 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창문을 닫고 잠을 자면 3시간이 지나 20.4%였던 산소농도가 20%로, 7시간 후에는 19.6%로 떨어졌다고 한다. 참고로 19% 수준은 두통과 어지러움을 느끼는 상태다.

 산소 부족 현상은 특히 막 태어난 신생아의 뇌에 어떤 영향을 줄까? 단지 하루 세 번 환기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공기조화기, 즉 줄여서 공조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들은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덕트·배관 등의 청소를 하지 않거나 또, 냉난방비를 절감하기 위해 환기를 하지 않는 등 관리상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수의 담당자만이 공조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제는 공조는 대표자 또는 병원장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잘 알아야 할 현상이다.

 이처럼 중요한 공조는 마치 건물이 착용한 마스크와 같다.

 냉난방, 기류(급기·배기·환기), 청정(필터), 제/가습을 하는 기능을 합하여 공조라고 한다.

 건물이 착용하는 마스크 ‘공조’

 코로나 시기에 감기 환자가 줄어든 것이 어찌 보면 마스크 착용의 덕분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공조가 중요한 것이다. 공조를 풀어서 보면 냉난방을 담당하는 시스템 에어컨, 실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공기청정기, 실내공기와 창밖의 공기와 교환하는 환기시스템이 있다.

 시스템 에어컨은 실내기 여러 대를 실외기 한 대로 구성한 것을 말하며 냉방 또는 냉난방을 책임지는 것이다. 환기와는 관계가 전혀 없다.

 공기 청정기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장치로 이것도 환기와는 관계가 없다.

 마지막으로 환기시스템, 또는 전열교환기라고 하는데 이것이 환기를 담당한다.

 실내의 더러워진 공기를 실외로 버리는 것을 배기라고 하며 실외의 공기를 필터를 거쳐 실내로 가져오는 것을 급기라고 한다. 다만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배기 시 나가는 실내의 높고 낮은 열을 들어오는 공기에 적용하였다하여 열회수형환기시스템 또는 전열교환기라고 부른다.

 이때 환기를 통해 산소가 포함된 공기를 가지고 오는데 그때 산소의 농도는 실외의 산소농도 이상을 넘어서지 못한다. 실외가 20.8%의 도심 실외 수준이면 그 이상의 산소는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환기 시스템을 통해 들어온 밖의 산소농도와 실내의 산소농도는 결국 같아지는데, 그때의 산소농도 수치는 밖의 산소 농도수치로 귀결된다.

 설명하자면 환기시스템과 산소발생기의 역할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즉, 도심권은 환기시스템 외에 추가로 산소 발생기까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공조에 대한 정의를 다시 재정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환기 외 산소발생기까지 필요한 시대

 이제 공조는 5가지 사항이 갖춰야 한다.

 시스템 에어컨, 공기청정기, 환기시스템, 산소발생기, AI 관리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서 추가되는 산소 발생기는 기존 환자의 호흡기에 장착하는 장비가 아닌 실내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장비로 이제는 공조의 한 축으로 제공돼야 한다.

 결국 산소에 가치를 주려면 보이지 않는 산소를 보이게끔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산소존이라고 표시해 놓은 엠블럼은 의미가 없다.

 실시간 산소농도 수치를 나타내어 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추가로 설치장소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인증(GMP 인증)을 받은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이용자에게 많은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GMP :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의 약자로 의료기기 품질관리 적합 인정을 의미함.

 마지막으로 AI를 통한 관리를 통해 공조를 이루는 모든 장비에 대해 청소를 시행하게 만들어야 한다. 청소하지 않으면 차라리 장비가 없는 것이 오히려 낫다. 따라서 센서 부착을 통해 필터 교체 시기 등 관리 포인트를 AI가 알려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인간이 만든 기후 위기가 기존 공조에 더해 산소발생기, AI를 통한 관리 등 공조의 기준을 바꾸어 놓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는 기후 위기에 대해 해결할 솔루션이 있으니까.

 류 평(KT 전남북법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