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평 본부장, 탄소 중립]아파트 물·가스·전기 절약법

샤워시 데우기 위해 버리는 물 줄이려면 아파트에 폐수열회수기 설치 권장

2023-06-27     류평
지난해 가뭄 당시 바짝 마른 광주 식수원 동복호 모습.

 2022년 말부터 물 부족으로 광주광역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지의 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절수 방안에 대해 인터넷과 신문기사를 통해 별의별 제안이 나왔다. 그 중 한 가지가 변기 안에 벽돌을 넣어두라고 할 정도로 심각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매번 되풀이되는 물 부족 현상에 대한 관심은 장마철이 되면 언제 그랬냐 할 정도로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그런데 만약 기후 온난화로 인해 물 부족이 장기화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가스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가스 공급 부족으로 가스 요금이 천정부지로 오른 것이 몇 달 전 일이다.

 가스 수입에 적용되는 방식은 장기계약과 현물 계약 방식의 2가지다. 이중 현물 계약이 유럽과 중국의 사재기로 말미암아 결국 기업과 가정의 연료비에 많은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 엊그제 일인 것 같다.

 아무튼 아파트에서 물·가스·전기를 아끼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물과 가스에 대해 알아보자.

 샤워할 때 뜨거운 물이 나올 때까지 찬물을 자연스럽게 버리고 있는 우리들 모습이 떠오른다. 직장 동료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필자와 마찬가지이다. 10명 중 8명이 버리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 더 많은 양을 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해 보면 응당 해결해야 할 과제이건만 지금까지 한번도 이러한 현상 개선을 위한 솔루션이 나오지 않았다.

 광주지역 전체 아파트에서 샤워 시 버려지고 있는 물의 양을 계산하면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이같은 낭비를 줄이기 위해 폐수열회수기 설치를 제안한다. 폐수열회수기는 샤워하고 버리는 폐수의 열을 깨끗한 물과 열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수온이 낮은 겨울철에 열교환 효과가 배가된다.

 예를 들어 겨울철 5도의 물을 20도로 올릴 수 있다면 찬물이 나오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그만큼 가스 사용량도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아파트에서 아침 샤워시간이 비슷한 시간대인 만큼 그 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광주광역시 차원에서 먼저 시범사업 추진 후 정부 공모 사업으로 확산한다면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아파트 전기 요금이다. 아파트 전기 요금 체계를 보면 웃음부터 나온다. 계약 방식이 2가지다. 어떤 분들은 3개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통일돼 있지 않다. 이러다 보니 주민 갈등의 원인도 되고, 대법원까지 올라가 결정을 기다리고 사례도 있는 상황이다.(기사에서 본 적 있다)

 아파트 전기요금 계약 방식은 일단 놔두고, 설치된 월패드를 보면 전기·가스 사용량이 대부분 표시돼 있다. 그 숫자들이 과연 입주민들에게 절약하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 숫자들을 보고 내가 지금 전기를 줄여야 하는지 도무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택용 요금제의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누진제다. 즉 구간이 달라지면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단가가 달라진다. 1단계를 넘어서 3단계로 넘어가면 더 압도적이다.

 이 누진제를 보여주면 어떨까? 그것도 월패드 화면 첫 페이지에 보여준다면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음은 아파트 전기요금 계약 방식이다. 단일계약과 종합계약이 있다. 단일계약은 주택용 고압 적용을 받는다. 종합 계약 방식에서 공용부문은 일반용, 갑을 세대는 주택용 저압 적용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고압이 저압보다 일정 부문 요금이 더 저렴하다. 그런데 단일방식의 세대에서 전기을 적게 사용하는 세대는 전체의 평균치를 따르다 보니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세대에 비해 요금을 더 지불하게 된다.

 물론 전기요금은 적게 낸다 하더라도 절약한 만큼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아무튼 아파트에서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투표로 결정하는 사례도 나온다.

 결론은 모든 세대가 쓴 만큼 돈을 낸다고 생각해야 전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류평 (KT 전남북법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