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재 교수 ‘경영 3.0’]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中 대학들 강세 지속되는 배경 살펴야 강력 리더십 바탕 대학·기업 연계 실용·융합 교육

2023-11-21     박현재
(표 1)_IMD 국가경쟁력 교육부문 지표별 한국 2023년 순위. (대학교육과 관련된 지표만 추출, 출처 : IMD)

 ▲이슈: 최근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글로컬대학 10곳을 최종 발표하였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와 부산교육대, 순천대, 안동대와 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포항공과대, 한림대 등으로 총 10개 대학이다.

 예비 대학에 이름을 올렸으나 본지정에서 탈락된 곳은 순천향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제대, 전남대 그리고 한동대 등 5곳이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전남대와 순천대가 예비 대학에 선정되었으나, 최종적으로 순천대가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평가는 실행계획의 구체성, 대학 발전과 지역 발전 전략의 긴밀함, 글로컬대학의 역할 인식 및 지원 의지 등을 종합해 적절성, 성과 관리, 지자체 지원 및 투자 등의 3개 영역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글로컬 선행지표로 생각된 라이즈(RISE·지역 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에 지난 3월 전남도는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반면, 광주시는 탈락되었기 때문에 본지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많은 사람이 생각하였다.

 최종 선정된 순천대의 경우 특화분야 강소지역기업 육성대학을 목표로 우주발사체 특화단지 조성에 나선 전남도의 정책에 맞추어 학교의 특화분야를 우주항공첨단소재 등 3개(스마트팜, 애니메이션, 우주항공 및 첨단소재)로 정하는 ‘강소대학’ 전략을 세워 본지정에 성공하였다. 따라서 다행히 전남·광주 지역에서는 순천대가 선정되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그러면 과연 글로컬대학 사업이 기본적으로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 대한민국의 지방 대학들을 소위 ‘일류 강소대학’으로 만들고 지역 소멸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이해관계자1: 위에 언급된 <표 1>에서 보듯이, GDP 대비 정부재원 중 총 교육비만 순위가 증가되었을 뿐, 대학교육과 관련된 나머지 지표는 모두 하락하였다. 정부재원 중 총 교육비도 대학교육으로만 한정한다면 순위가 추락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약 15년간 지속된 대학등록금 동결로 대학재정은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그래서 아마도 교육부는 국가 예산을 특정대학에 투입하기만 하면 국제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생각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마디로 글로컬대학 사업이 현재 평가 방식으로 대학을 선정하여 막대한 국가 예산을 대학교육에 투입하면 실효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면, 왜 평가요소에 입학 인재의 우수성에 대한 지표는 없는 것일까?

 현재 한국의 대학 현황(학령인구 감소, 우수 인재의 수도권 집중화 등)을 살펴볼 때 정부에서 대폭적인 예산을 지원한다고 하여 지방 소재 해당 대학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글로컬대학을 지원한 대부분 대학들의 경우, 신입생들이 전공을 정하지않고 입학하는 광역단위 모집 계획을 통해 학과 간 벽을 허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전략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 전략일까?

 광역단위 모집 계획을 통해 특정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면, 여기에서 소외된 다른 학과의 교수들의 수업 필요 시수는 어떻게 될까?

 즉, 대학 전공과 여기에 소속된 교수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이 전략은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리고 백번 양보해서 특화 육성을 목표로 하는 전공에 우수 인재가 몰린다고 가정하자.

 특정 전공에 필요한 교수들을 대규모로 신규 채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학과들이 신임 교수 채용을 포기해야 한다.

 과연 아주 보수적인 대학 문화에서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회의가 든다.

 그리고 조교수의 초봉도 높지 않고, 연금 등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떻게 우수한 교수들을 지방에 유치할 수 있을까? 학생만 몰리고 필요 교수는 부족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즉, 글로컬대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대학의 문화와 규정 그리고 지배구조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예산만 투입되고 5년 뒤에 성과는 아주 미미할 것이다.

(표 2)_THE 아시아 대학 순위 (2023, 출처 : THE) 

 △ 이해관계자2: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톱 10 대학에 이름을 올린 중국대학은 4개 대학이다. 또한, 이를 아시아권 톱 20위권 대학으로 확대하면 중국대학은 7개 대학으로 중국대학의 강세가 뚜렷하다.

 왜 중국 대학들의 강세가 지속되는 것일까? 글로컬대학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정부의 대학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211정책(100여개의 우수 대학 육성), 985정책(39개 대학 집중 육성)을 통해 우수한 대학에 예산 등 모든 것을 선택과 집중하여 투입하고 있다.

 또한 111정책을 통해 세계 100위권 대학에서 1000여명의 인재를 모셔 중국 100개 대학에서 연구하도록 하는 정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 학자 천여명을 영입하려는 천인계획(千人計劃), 중국 내 고급인재 일만명을 육성하기위한 만인계획(萬人計劃) 등도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그리고 미국식 학장제도를 도입하여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권한과 책임을 주어 대학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으며,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학들이 기업과 연계해서 진정한 실용·융합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대학의 전체적인 시스템을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의 장점을 본받아 혁신하지 않으면, 단순히 글로컬대학 정책 수립에 따른 국가 예산 투입으로는 한국 대학을 변화시키기 매우 힘들다고 생각한다.

 한국 대학의 위기는 단순히 예산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시스템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상기 의견 등을 참고하여 교육부가 국가 미래가 달리 대학교육을 지방정부에 이전하지않고 실효성있는 정책을 통해 혁신의 대열에 참여하기를 희망해본다.

 박현재 <전남대학교 경영연구소장 & 디지털미래융합서비스 협동과정 교수, 지속가능 디자이너 (Sustainability Desig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