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광주 투표소 열기 ‘후끈’
3시 기준 투표율 61.4% 환자, 노인, 학생, 학부모 등 ‘발걸음’ “정당 떠나 인물 중심으로”
제22대 국회의원을 뽑기 위해 광주지역 358곳의 투표소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몸이 불편한 환자와 노인,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한 학생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로 향하는 학부모 등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로 향했다.
광주지역 유권자는 119만 9920명으로 지난 5~6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이날 ‘한 표’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팍팍한 삶을 챙겨줄 수 있는 정치를 하는 바람도 담았다.
선거 당일인 10일 서구 치평동 투표소 계수초등학교 모꼬지실 앞은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져 긴 행렬이 늘어섰다.
손을 붙잡고 천천히 투표소로 향하는 노년 부부와 행여나 줄이 더 길어질세라 발걸음을 바삐 옮기는 청년층까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시민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의 얼굴엔 확신에 찬 듯 비장함이 보이기도 했으며 여전히 고민되는 듯 한참을 생각에 잠긴 이들도 있었다.
이날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김 모(19) 씨는 “첫 투표기도 해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투표소를 찾았는데 투표를 마치고 나니 이렇게 하면 된 건가 싶어 얼떨떨하기도 하고 뿌듯한 것 같다”며 “원래 선호하는 당이 있는 게 아니어서 고민이 많이 됐는데 그래도 참여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고심해서 뽑았다”고 말했다.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은 이들로 붐볐다.
화정4동 행정복지센터, 화정남초등학교 투표소에는 노인용 보행기를 끌고 투표소를 찾았고,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가 외출을 나와 투표하기도 했다.
광주 화정동에 사는 박순애(86) 씨는 “아무리 투표할 사람이 없다고 해도 투표는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며 “평생 한번도 투표를 빼먹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투표소를 찾은 이들도 다수 있었다.
화정동 주민 김 모(41) 씨는 “이번 선거는 정당을 떠나 인물을 중심으로 투표했다”며 “그 선택에 아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투표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북구 동림동의 동림초등학교 투표소의 경우 자녀와 같이 온 유권자들이 많았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만큼 투표를 위해 기다리는 대기줄은 없었지만,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로 인해 투표소가 북적거렸다.
미취학 아이들은 기표소 안으로 부모가 데리고 같이 들어갈 수 있지만, 취학 아동들은 기표소 안으로 같이 들어갈 수 없기에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들은 잠시 옆에서 대기하면서 투표를 진행하는 부모님을 기다리는 모습도 나왔다.
하지만 실수로 인해 취학아동이 기표소 안으로 같이 들어가는 일도 발생해 투표를 마친 참여자가 선관위의 제재에 잠시 기다리는 헤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바로 나가지 못 하고 시간을 소비한 유권자는 “미리 고지를 해줬으면 이렇게 번거로울 일도 없고 기다릴 필요도 없지 않았냐”라며 안내가 부족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광주 북구 중흥1동행정복지센터 2층에 위치한 투표소에는 점심시간에도 끊임없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건물 1층까지 줄이 길게 늘어선 정도는 아니지만 시민들의 발길은 쉼 없이 이어졌고 맑은 날씨에 투표를 마치고 나들이를 가려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1장은 짧고 1장 몇배로 긴 투표용지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고, 투표소를 관리하는 직원들은 이를 수없이 설명하며 투표를 독려헀다.
투표를 마친 중흥동 주민 김순영 씨는 “한 장은 종이가 엄청 길고 한 장은 짧아서 둘 다 접어서 넣어야 할지 긴 종이만 접어서 넣는건지 고민했다”며 “‘이건 뭔 종이에요?’라며 둘 다 기표해야 하는지 모르는 어르신들도 있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광주지역 사전투표율은 38%로, 이날 오후 3시 기준 투표율은 61.4%를 기록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