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출구조사'에 희비 엇갈려

'민주당 압승' 환호·박수…이재명은 '90도 폴더 인사' '출구조사 참패' 국힘 탄식·침통…한동훈 "실망스럽다"

2024-04-10     김대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22대 총선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10일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은 '민주·민주연합 과반 이상 확보 예상'이라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 소리로 뒤덮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해찬 위원장, 김부겸 위원장과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종합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렸다. 상황실 앞 현수막에는 '4월 10일 윤석열 정권 심판의 날!'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비례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의석을 합칠 경우 최소 178~184석, 최대 196~197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멍됐다.

예상 의석이 발표되자 곳곳에서 "와"하는 외침이 들렸고 당직자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 주먹을 흔들어 보였다.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TV 스크린을 지켜보던 김부겸 위원장은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놀라는 표정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손뼉을 쳤다.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는 두 손을 모으고 결과를 지켜봤고 백승아 대표는 뒤를 돌아보고 손뼉을 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아직 개표 결과가 아닌 출구조사 발표인 만큼 이 대표와 이해찬 위원장은 큰 표정 변화 없이 신중한 모습으로 손뼉을 치며 스크린을 응시했다.

예상 의석수에 이어 격전지 출구조사 결과가 흘러나올 때마다 민주당 상황실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그치질 않았다. 격전지로 분류되는 성남분당갑, 광진을, 종로, 영등포갑 등에서 연이어 민주당 후보들이 1위로 나왔다. 이 대표도 무표정으로 손뼉을 치며 간혹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동작을에서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오자 김 위원장은 "오"라고 놀라며 크게 손뼉을 쳤다.

민주당 상황실의 환호와 박수 소리는 이재성 민주당 부산사하을 후보가 지는 것으로 나오자 멈췄다. 곳곳에서 당직자들의 탄식 소리가 터져나왔다. 충남 서산태안에서 조한기 민주당 후보가 성일종 국민의힘 후보에 0.2%포인트(p) 차 뒤진 것으로 나오자 상황실에서는 '몰라! 모른다!'라며 손뼉을 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일단 출구조사와 초반 개표 결과를 두고는 대승이란 분석이 나왔다. 출구조사대로라면 범야권은 이번 총선에서 200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결과를) 예상했다"며 "국민이 정권을 심판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오후 7시쯤 방송 3사 출구조사를 지켜본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 고맙다"라며 90도 인사했다.

이날 KBS는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178~196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87~10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MBC는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184~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85~99석으로 내다봤다. SBS는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183~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85~100석으로 전망했다.

다만 출구조사는 예측치인 만큼 끝까지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1대 총선에서도 상당수 지역에서 출구조사가 어긋나면서 당선자가 뒤바뀐 바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예측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공동선대위원장, 장동혁 사무총장 겸 총괄본부장 등 지도부는 빨간색 당 점퍼를 입고 이날 오후 5시45분경 상황실을 찾았다.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한 나경원·안철수 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 때 함께 하지 않았다.

출구조사 전부터 상황실은 적막에 휩싸였다. 윤 원내대표는 입을 앙 다문 채, 장 사무총장은 눈을 내리깔고 주먹을 꽉 쥔 채 TV를 주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인 5시 59분에 상황실에 들어왔다. 윤 원내대표와 유일호 중앙선대위 민생경제특위원장과 악수하고 자리에 앉았다.

발표 시간이 되자 한 위원장 등 지도부는 굳은 표정으로 전면에 설치된 여러 대의 TV화면만 바라봤다. 국민의힘이 최소 87석 최대 105석으로 관측된단 보도가 나오자, 이들의 표정은 굳었고 침묵만 흘렀다.

한 위원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손깍지를 끼고 보도 내용을 지켜봤다. 김경율 비대위원 등은 긴장한 듯 턱을 매만지기도 했다.

지역구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시작되고 수도권 중심으로 경합, 열세 상황이 발표되자 상황실은 적막이 가득했다. 한 위원장은 중간중간 한숨을 쉬거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특히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후보가 지고 있단 보도가 나오자, 상황실에선 "아" "에이"하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한 위원장도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서울 동작을에서도 나경원 후보가 류삼영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예측되자 상황실에선 "아아"하는 탄식이 나오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만희 종합상황실장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쪽(다른 출구조사)에선 나경원이 좀 더 높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남갑에서 이용 후보가 추미애 후보에 지는 것으로 예측된단 보도가 나오자 지도부에선 혀를 차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그간 공세를 이어나갔던 김준혁 민주당 수원정 후보마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를 이긴다는 보도가 나오자 숨을 크게 쉬었다.

강남 등에서 국민의힘의 승리가 점쳐졌을 때도 지도부는 미동 없이 무거운 표정을 유지했다. 대구 달서갑에서 유영하 후보가 1위로, 충남 홍성예산에서 강승규 후보가 1위로 우세한단 보도가 나오자, 뒷줄 비례대표 후보들 사이에선 "와"하는 함성과 박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도부는 침묵을 유지했다.

한 위원장은 출구조사를 지켜보다 10분 만인 오후 6시 10분 "우리 국민의힘이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그렇지만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목소리는 가라앉은 상태였다.

한 위원장은 직후에 자리를 떠났고 비례대표 후보들을 비롯한 지도부들도 굳은 표정으로 우수수 자리를 떠나 출구조사 10여분 만에 상황실이 비었다. 윤 원내대표는 오후6시8분 경 자리를 떴다.

김대원 기자 kdw34000@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