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생물다양성 손실…모든 문제 대응에 숲이 필수”
‘백만평 광주숲’ 3차 정책토론회 도시공원 국·내외 사례 등 살펴
광주 군공항 이전 시 공항 종전부지 250만 평 중 100만 평을 숲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범시민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사례를 기반으로 ‘백만평 광주숲’의 당위성을 살피는 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국토의 2/3가 산지인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상 대규모 평지공원을 갖기 곤란함으로, 큰나무, 수목의 제 성상을 볼 수 있는 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광주시의회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백만평광주숲 조성과 국제동향’ 정책토론회는 백만평 광주 숲 추진위원회,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가 공동 주최했으며 이번이 3차다.
토론은 정영일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고 이어진 토론에서는 최송현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가 ‘도시공원과 국내외 사례’, 이철갑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백만평광주숲 환경의학(정신건강)’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최지현 광주광역시의원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용교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백만평광주숲의 방향성을 토론했다.
최송현 교수는 지구위기 시대 공원이 필요한 이유로 국내외 사례를 비교했다.
국내 사례로는 부산 시민공원, 순천만국가정원 등을 시사점으로 손꼽았는데, 이를 종합해 보면 △도시의 구조적 중심 틀 형성 △도시민에게 휴식공간 제공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대규모 평지공원의 의미(잠재력)을 살리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국외 사례로는 백만평 광주숲이 모델로 한 뉴욕 센트럴파크를 언급했다,
그는 “지구는 현재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토지이용 변화, 담수의 질소, 인 과부하 등 위험지대에 처해있다”며 “이는 마치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 같지만 백만평 광주숲을 조성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토의 2/3가 산지인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상 대규모 평지공원을 갖기 곤란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제대로 수형을 가지고 있는 큰나무는 사계절 모두 인기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평지이면서도 제대로 된 나무가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용교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도 “계림숲과 같이 수령이 긴 나무를 잘 골라 심어야 한다”면서 “영산강(황룡강, 극락강)과 연결시키고 조화를 잘 이뤄야 하며, 나무데크와 콘크리트를 최소화한 자연스런 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 기온으로 인해 건강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도심 속 새로운 건축 사례를 바탕으로 생태학적 측면의 방향도 제시됐다.
꽃과 관목이 심어져 수직 숲처럼 보이는 거대한 철근 콘크리트 발코니를 갖춘 ‘밀라노 보스코 베르티칼레’, 46층짜리 럭셔리 아파트 단지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직정원 ‘스리랑카 클리어포인트 하우징’, 스리랑카 습지에 자리한 주거용 고층건물 등이 그 예다.
이철갑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수직숲 도시는 건물 외관과 실생활 곳곳을 녹지화한 그린 건축물로 자연과 도시의 공존을 도모하는 미래형 도시”라면서 “발코니와 건물 곳곳에 수목을 식재해 햇빛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식물에 관수한 물이 기화하면서 주변 온도를 낮춰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백만평 숲을 만든다면 광주 도심에 열섬현상이나 막혀있는 바람의 흐름 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군공항 이전부지뿐만이 아닌 그 주변을 아우르는 재설계를 하는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후재난 대비’의 목적으로 숲을 조성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독일의 약 150만 평의 라인강 범람원 숲을 자연보호구역으로 형성한 것 등이 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광주·전남은 최근 몇 년새 홍수와 가뭄 등 급격한 기후재난을 겪고 있다”면서 “백만평 광주숲과 같은 ‘도시공원’, ‘도시녹지’는 기후위기의 완충지이자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기후재난에 대비하는 도시숲의 기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