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거부감” ‘달빛’에 녹을까?

‘달빛소나타’ 합천군과 순창군 철도 연결되면 “가볼 만도”

2024-06-28     유시연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판과 장경판전이 있는 경남 합천 해인사.

 합천(군수 김윤철)이라는 고장의 이름이 생소하지만은 않다. 국보인 팔만대장경판을 품고 있는 해인사가 있고, 황매산, 영상테마파크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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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러한 익숙함에 비해 ‘전두환의 고향’이라는 타이틀로 경상도 어떤 지자체보다 호남 지역과는 극명한 거리감을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달빛철도가 갖는 의의 가운데 지역 균형 발전과 낙후지역의 관광 교류를 이끄는 것 만큼이나 가장 큰 목표는 영호남을 가로막는 공고한 동서 장벽을 뚫어내는데 있다.

 합천 주민들은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장벽이 쌓아져 온 전라도에 대해 ‘알 수 없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표하면서도 달빛철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동서장벽을 완화시킬 계기가 되리라는데 동의하고 있었다.

 합천의 대표 관광지인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일하고 있는 심혜주 안내원(52)은 달빛철도 연결에 대해 묻자 “경상도 사람들은 전라도를 별로 안좋아하더라고”라고 말했다.

 이어 “왜 안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별스럽게 내가 뭘 경험하거나 아는게 있는 것도 아닌데 ‘전라도’라고 하면 안 좋다는 거부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솔직히 중고등학생들은 아무것도 모를텐데 어른들이 안좋다는 말을 계속 하니까 그냥 ‘전라도는 안 좋구나’ 그런 인식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 안내원은 합천의 주요 관광지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전라도 관광객이 오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하지만 본인이 전라도 지역을 찾은 경험은 거의 없었다.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있지만 그래도 달빛철도가 연결된다면 전라도를 찾을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철도가 그냥 지나가기만 하면 의미없을 것 같은데 멈춰서서 경유지들을 들릴 수 있는 거라면 많은 관광객들이 합천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런 차원에서 저도 만약 철도가 연결되면 전라도로 한 번 가보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또 다른 안내원 조중희 씨는 “나는 전라도 안 싫어해!”라며 덧붙였다. 그는 전라도 여행을 많이 해봤기에 달빛철도가 연결된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차있었다.

 조 씨는 “전라도 여수를 가봤는데 너무 좋아서 거기서 살고 싶더라”라며 “여수갈 때 차로 갔었는데 경남에서 건너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리더라. 100km면 10분이면 갈 수 있는데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철도가 뚫리면 더 쉽게 갈 수 있을테니 서로 서로 교류하기 당연히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또한 합천읍내에서 만난 주민 김모(22) 씨는 “달빛철도에 대해 사실 잘 모른다. 연결이 된다고 해도 아직은 좀 속 얘기처럼 느껴진다”며 “선거 때만 봐도 정치적으로 의견이 많이 다른 것 같아서 전라도라고 하면 인식이 좋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전라도 쪽으로 여행을 가본 적도 없고 왠지 다른 나라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연결이 된다면 교통이 더 편해질고 그런 만큼 오히려 더 궁금해서 가보고 싶기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달빛철도 연결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계획한 대로 연결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합천 주민 안영호 씨는 “달빛철도가 연결된다고 하면 좋겠지만 지금 합천은 김천하고 거제를 잇는 다른 고속철도 공사도 추진하고 있어서 그게 계획한 대로 2030년 안에 완성이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