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마을 교육 과정이 뭐야?
생활 속 문제 발견·해결, 깊이 있는 배움 경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AI 시대, 학교에서 배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실제 삶 속에서 경험하는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른바 미래교육의 한 흐름이다.
ICT 기술이 발달로 지식을 쌓는 표준화된 강의나 암기식 교육은 최첨단 기계를 가지고, 단순 기능의 일만 무한반복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래 교육의 트랜드는 정보 능력을 바탕으로 각종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개별화 학습을 한다. 또한 교실에서 학생들이 집단이 공동으로 다양한 정보와 이론을 활용하여 진행할 수 있는 관찰, 코칭, 실행 등 상호작용이 가능한 프로젝트형 교육도 중요해졌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 교육은 전문 교사 집단에 의해 교육 과정이 구성되고, 학교 공간 내에서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설계된다.
교육과 삶은 여전히 분리 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교육과정 방식으로 배움을 재구조화하고 배움을 통해 삶을 개척하며 성장해 나가기는 어렵다.
기성세대들은 한 번쯤 기억할 것이다.
어려운 수학 숙제를 하면서 ‘수학을 왜 배워야 하지?’ 따위 같은 것 말이다.
배움에서 ‘왜’라는 질문은 학습자가 학습의 목적과 중요성을 이해하는 시작이고, 개념을 깊이 이해하는 힘이 된다.
또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교실에서 ‘왜’라는 문제의식은 우리 일상에서 적용될 수 있고, 일상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제 생활과 연결하고 응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21세기 교육이 강조하는 비판의식과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등 역량은 일상의 삶고 경험이 교육으로 연결되어야 높아질 수 있다.
학교와 마을이 마을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마을 교육 과정은 학습과 삶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학습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고, 과거 교육을 탈피한 미래 교육의 혁신 축이다’라고 상당수 교육자들이 주장한다. 하지만, 여전히 교육 정책의 주류로 형성되지는 못하는 분위기이다.
마을과 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것은 다수의 교사들에게도 아직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진다.
마을교육과정은 학교와 마을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다.
특히, 도시에서 마을교육과정을 설계하려면 마을 자원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직장과 생활이 분리되어 생활하는 교사에게 마을 문제를 이해하고 교육과정에 넣는 것은 매우 힘들다.
마을교육과정 특징은 마을이라는 실제 생활 공간에서 교과서에 나온 주제를 유기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마을교육과정은 교사와 ‘마을샘’의 만남부터가 시작이다. 학교와 마을, 교사와 마을샘이 협력하여 마을교과서를 제작한 여러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 지역 역사 탐구 수업이 있다고 할 때, 학생들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할 수 있을까?
광산구에서 환경 관련 마을교육과정 프로젝트로 풍영정천이나 장록습지를 활용하여 생태전환교육을 하고 있다. 마을 근처 하천과 습지를 마을샘과 함께 식물과 생태계를 좀 더 깊이 관찰하거나 자연 놀이를 즐기며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지역의 역사 탐구 수업을 하는 마을 교과서 첨단소풍은 비아동과 첨단지구 초등 3~4학년을 위해 만들었다. 우리 마을의 옛날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보거나 마을문화유산을 학습하고, 직접 학교와 가까운 장고분을 탐방하고 문화유산해설사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인터넷쇼핑이나 백화점에 익숙한 아이들이 비아 5일장에 나가 시장을 둘러보고, 물건을 고르며, 시장 상인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UN 보고서에 나오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내가 살고 있는 마을과 연관해서 목표를 이해하고, 교실에서 들었던 사례를 직접 방문하여 심화수업을 할 수 있다.
이런 마을 교육 활동은 교실에서 배워야 하는 여러 영역과 연계되고, 개별화에서 공동체로서 참여를 높이는 교육으로 유도한다.
마을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배움을 경험할 수 있다.
학생들의 실제적 삶 속에서 미래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육환경을 마을로 확장하는 것이다.
김성훈 (광주 광산구 교육협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