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소나타] 함양을 소개합니다
지리산·덕유산 등 명산들이 품어주는 땅 명산과 하늘의 기운 듬뿍 ‘산양삼 축제’ 유명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경남 함양(군수 진병영)을 찾았을 확률이 크다. 지리산을 방문하기 위한 최적의 경유지로 꼽히는 함양이다. 장수와 마찬가지로 함양 역시 높은 산들의 기운을 받는 곳이다. 덕유산, 지리산 등 30여 개가 넘는 명산들이 품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내륙권에 국립공원 2개를 품고 있다. 민족의 명산인 국립공원 1호 지리산과 10호 덕유산 등 2개의 국립공원과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이 15개나 솟아 있다. 함양의 78%가 산간지형이다. 백두대간의 남쪽 자락인 덕유산을 북쪽에, 최고봉인 지리산을 남쪽에 두고 있다. 북쪽으로는 남덕유산(1568m), 월봉산(1279m), 금원산(1353m), 기백산(1331m), 거망산(1184m), 황석산(1193m), 도숭산(1044m)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서쪽에는 영취산(1076m), 백운산(1279m), 대봉산(1252m), 감투산(1036m), 삼봉산(1187m)이, 남쪽에는 삼정산(1261m), 와불산(1161m)에 이어 백두대간의 남쪽 끝인 지리산 천왕봉(1915m)이 솟아 있다.
높은 산과 깊은 골이 빚어낸 수려한 계곡은 잊지 못할 비경을 선물한다.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꼽히는 칠선계곡, 그리고 지리산의 정기가 흐르는 백무동계곡, 한신계곡, 덕유산 자락의 용추계곡 등 유명 계곡들이 즐비하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멀리서 함양을 찾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함양군은 내년부터 산악 완등 인증사업 ‘오르고 함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함양군내 해발 1000m 이상 명산 15개를 올라 인증하면 기념메달을 비롯해 푸짐한 선물을 증정한다는 것이다. 함양을 찾는 등산 마니아들에게 등산도 하고 선물도 받는 즐거움을 선물할 예정이다.
산을 좀더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함양대봉산휴양밸리의 모노레일과 집라인. 함양대봉산휴양밸리 모노레일은 대봉산 하부승강장에서 대봉산 정상을 잇는 3.93km의 모노레일로 전국 최장길이를 자랑한다. 대봉산의 천혜절경과 주변풍경을 감상하며 편안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짚라인은 자유비행방식으로 국내 최장거리인 3.27km, 최고도인 1228m의 집라인으로 대봉산휴양밸리의 자연경관과 아찔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명산들의 기운데 더해 따스한 빛도 더해진다. 함양(咸陽), 순우리말은 다볕으로 따스한 볕을 품은 고장이란 뜻이다. 높은 산들이 품어주는 곳이지만 이름처럼 함양은 첩첩산중 느낌의 장수와는 또 다르게 ‘열린’ 느낌이다. 그 열린 곳엔 ‘빛’과 ‘볕’이 담긴다. 함양군의 옛 지명은 천령군(天嶺郡)이다. 하늘과 맞닿은 고개, 즉 ‘하늘마루’인 셈이다.
명산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이 더해져서일까? 함양은 산양삼과 약초 등 건강한 산물로 유명하다. 지난 2003년부터 지리산과 덕유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명품 산양삼을 육성하고 있는 함양군은 현재
500여 농가에서 약 730ha를 재배하고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산양삼 산지이다.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열렸던 함양산삼축제엔 방문객 35만 명이 다녀갔다. 산양삼을 비롯해 농특산물, 먹거리 판매에서도 15억 원어치 매출을 올렸다. 함양군에는 산삼항노화과가 있다.
함양은 선비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예로부터 ‘좌안동 우함양’이라 불리기도 했다. 함양군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계서원과 개평한옥마을 등 인문 관광명소들이 각광을 받는다.
함양군 수동면에 있는 남계서원은 일두 정여창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지방민의 유학교육을 위해 1552년(명종7)에 창건된 뒤 1566년에 ‘남계’라는 이름으로 사액됐다. 규모가 꽤 커 조용히 거닐기 좋다.
개평한옥마을을 조선 시대 성리학자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 있다. 100년이 넘은 고택 60여 채가 모여 있어 역시 조용히 거닐기 좋은 곳이다.
함양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상림’도 빼놓을 수 없다. 함양읍 제법 번화한 곳에 섬처럼 자리한 ‘상림’ 숲은 주민들의 산책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인 상림은 대문장가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홍수로 고통받는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 조성했다. 2만7000여 평 정도의 숲에 116종 2만 그루의 나무가 자리했다. 소나무 측백나무 노간주나무 개서어나무 까치박달 밤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참느릅나무 느티나무 잔털벚나무 야광나무 회화나무 쉬나무 은백양나무 개암나무 좀깻잎나무 산뽕나무 국수나무 산딸나무 자귀나무 풀싸리나무 붉나무 회잎나무 쥐똥나무…. 나무들이 많지만 주종은 토종 낙엽활엽수들이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숲 가운데 유일한 낙엽활엽수림으로 여름뿐 아니라 낙엽이 쌓인 가을도 운치있다.
함양군 역시 ‘달빛철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재 함양군은 대전-통영, 광주-대구 고속도로 등 2개의 고속도로가 교차하는데 여기에 함양-울산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달빛철도가 완공되면 대전, 대구, 광주 등 광역시가 1시간 이내 생활권에 접하게 된다. 수많은 도시민들이 청정자연 ‘함양’을 찾을 것으로 함양군은 기대하고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