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소나타] 함양이 장수에게
‘사통팔달’에 철도까지 더할 꿈 “교통 발달하면 지역엔 좋은 일”
함양(군수 진병영)은 군단위지만 대전-통영, 광주-대구 고속도로가 분기하는 곳으로 도로교통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서울, 대전에서 경남 서부권으로 가기위해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경남 서부권의 관문이다. 또 준공 예정인 함양-울산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하면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여기에 대구-광주 달빛철도까지 개통된다면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게 된다.
‘경남 서분관의 관문’이라고 하지만, 정작 바로 옆 장수군과는 교통편이 잘 돼 있지 않다. 함양 사람들 역시 그런 이유로 장수군에 가볼 일이 별로 없다.
“여기는 생활권이 진주나 거창, 대구, 부산쪽이라. 전라도 쪽도 오히려 남원이 더 편하고. 장수 쪽은 개인적으로 갈 일이 없어서….”
함양읍 상림에서 만난 A씨는 “철도가 생긴다면, 다른 전라도 지역에 가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광주공항 이용할 때 편할 것 같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함양군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대전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우정연(18) 씨는 “달빛철도는 들어본 적 없다”면서 “만약 생긴다면 놀러다닐 때 좋을 것 같다. 철도가 생기면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볼 생각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 씨는 장수군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함양 남계서원 문화관광해설사 구혜령 씨는 달빛철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교통이 좋아지는 것이니 지역에 유익한 일이다. 운전을 하지 않는 노인층들이 답사를 많이 다니신다. 철도가 생기면 좀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고, 지역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해 철도+대중교통 체계를 구성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의 열차 이용여부를 떠나 지역엔 좋은 일인 것 같다.”
구 씨는 바로 옆 ‘장수군’에 대해 묻자 “가깝고도 멀다”고 했다.
“(승용차로 이동하는) 나 같은 사람은 맛집 찾아서 장수로 넘어가기도 하고 많이 다닌다. 그러나 대중교통으로는 장수 가기 힘들다. 육십령이 엄청난 고개다. 지형적으로 힘들다. 산맥 때문에 교류가 쉽지 않다. ”
함양사람들에겐 가깝고도 먼, ‘장수군’.
오히려 교통이 더 불편했던 옛날, 지방이 서울 등 대도시로 ‘흡수’되기 전의 교류가 더 활발했던 게 아닌가 싶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함양 사람들은 함양장보다 큰 장수의 ‘장계장’으로 시장을 보러 다녔다. 장계장은 영남과 호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며 어우러지는 곳이었다.
영호남을 잇는 중요한 고갯길이었던 육십령,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이제는 한적해졌다. 그나마 불과 얼마 전 육십령의 휴게소도 폐쇄됐다.
‘달빛철도’가 멀고도 가까운, 가깝고도 먼, 혹은 진짜로 멀었던 곳들을 이어준다면 ‘서로’에게 할 말과 나눌 경험들이 더 많아지겠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