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현장] 기아차 광주 통근버스 줄줄이 정차 "교통 방해"

매일 50여대 직원 2000명 출퇴근 운송 교대시간 16시 전후 30여분 일대 혼잡 전세버스 50여대 무진대로 2개 차로 점령 기아차 “출퇴근에 필수…불편 최소화 노력”

2024-11-27     최종진 인턴기자
25일 오후 4시, 무진대로 양쪽에 주정차한 기아 광주공장 통근버스들. 8차선 도로에 약 400m 가량 줄지어 정차한 모습이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기아차 광주공장)에 접해있는 무진대로에 통근버스들이 줄지어 주정차해 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으로 불편하다는 시민이 본보에 제보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직원들의 출퇴근용 전세버스 50여대가 매일 특정시간(오후 3시 30분 전후)대 몰리면서 벌어지고 있는 교통 혼잡을 지적한 것. 본보 취재 결과 매일 기아차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전세버스로 출퇴근 중이며, 공장 일대 혼잡은 이들을 내려주고 태우는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기아차 광주공장 앞 무진대로.이날 오후 3시 25분부터 4시 5분까지, 약 40분 간 50여대의 통근버스가 편도 8차선(왕복 16차로) 무진대로 양방향 끝차선에 정차했다. 사실상 주차 상태의 버스 행렬은 터미널 방향 기준 400m 가량 이어졌으며 반대쪽 하남지구 방향 역시 마찬가지였다. 버스들이 정차한 곳은 주정차 단속 구간이어서 주정차 시간 15분을 넘길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버스들은 기아 측과 업체 간 정식 계약해 운용되는 통근 버스로 40~50여대 규모다.

 기아차 광주공장 전체 직원 7000여 명 중 2000여명이 해당 통근버스를 이용하는데, 오전 7시에 출근하는 1조 직원 1000명, 오후 4시에 출근하는 2조 직원 1000명으로 나뉘어 이용한다. 때문에 통근버스가 기아차 광주공장앞에 주정차하는 횟수는 1일 3회로, 1조 출근 시간인 오전 7시, 1·2조 교대 시간인 3시 50분 전후, 그리고 2조 퇴근 시간인 밤 12시 무렵이다.

 주정차 불편 민원은 1·2조 직원들이 교대하는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10분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오전 7시와 밤 12시는 각각 출근과 퇴근 인원들만 이용하면서 정차 시간이 짧은 편이고, 교통이 혼잡할 시간대도 아니어서 주민 민원이 없는 편이다.

기아 광주공장 정문 우측에 세워진 통근버스 안내판. 주정차 시간 최소화와 관련된 문구는 없다.

 하지만 교대시간인 오후 3시 40분 전후 사정은 다르다. 버스는 출근하는 2조 직원들을 태워 오후 3시 30분 전후로 공장 앞에 도착해 내려주고, 다시 3시 40분 이후 퇴근하는 1조 직원들이 모두 탑승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본보가 현장에서 지켜보니 대체로 오후 4시 10분 전후 탑승이 완료돼 현장을 떠났다. 때문에 통근버스들은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4시 10분 전후, 40여분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주정차돼 있는 40분 동안 버스 기사들은 길가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밖에서 직원들을 기다린다. 이 시각 무진대로는 퇴근이 임박하면서 정체가 시작되는 시간대여서 교통 불편 민원의 타킷이 된지 오래다.

 이와 관련 기아차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불법 주정차로 인한 문제는 잘못된 것이 맞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어쩔 수 없는 현실도 설명하고 이해를 당부했다. “직원들의 출퇴근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통근버스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되는데, 1000명이 넘는 많은 인원을 수송하는 50여대의 버스를 동시에 수용할만 한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 기아차 광주공장 내 주차장 대부분은 생산된 차량의 하역장으로 쓰이고 있다. 때문에 광주·전남 각지에서 모여드는 통근버스들을 한꺼번에 주정차 시킬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자차나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자차 출근)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오히려 더 큰 교통 체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할 구청의 단속과 문제 해결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기아차 공장 통근버스 문제로 민원도 많이 들어오므로 지속적인 단속을 위해 현장에 나간다”면서 “단속 기미가 보이면 버스들이 슬금슬금 움직이므로 주정차 단속 대상이 안 된다. 또 번호판이 보이지 않도록 버스끼리 바짝 붙여 정차해 카메라 단속도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여름과 겨울철 에어컨·히터 가동을 위한 공회전이 빈번해 도보로 이동하는 시민들 역시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쉽지 않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문제에 대해 기아 측·버스업체 측과 여러 번 통화했으며 지난 7월에도 공문을 발송하는 등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 측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 통근버스의 계류 시간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주정차 시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버스 업체와 기사들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진 인턴기자 city@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