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현장] 광주 2순환로 하이패스 30km/h, 적정한가?

고속도 시속 80km와 큰 차…운전자들 혼란 다차로 고속도로 달리 단일차로 2순환로선 ‘급감속’ 위험 2순환도로측 “톨게이트 감속해야 안전…진입전 안내 강화”

2024-12-23     최종진 인턴기자
광주 2순환로 하이패스 진입로. 차량 통과시 30km/h로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고속도로 80km/h, 광주 2순환도로 30km/h. 유료도로를 하이패스 통과시 차량 제한 속도가 현저하게 차이 나 운전자들의 혼란을 부른다는 지적이다. 특히 2순환도로 톨게이트 통과시 요구되는 급격한 감속은 교통 흐름을 방해해 뒤따르는 차들과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같은 제한속도 차이는 차로 폭에 따른 규정 때문이다. 하이패스용 도로가 다차선으로 개방된 고속도로와 달리 한 차선씩 폐쇄적인 2순환도로는 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본보에 이같은 불편을 호소한 제보자는 현 2순환도로의 하이패스 통과시 제한속도(30km/h)는 과도한 감속을 유발, 사고 위험이 있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반면 2순환도로 운영 회사 측은 “하이패스 통과시 속도를 감속해야 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22일 한국도로공사·광주2순환도로주식회사 등에 따르면, 하이패스가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2007년에는 대부분 단일차로로 설치돼 통과 시 제한속도도 30km/h로 규정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주요 요금소들이 다차로 하이패스로 구조 변경하면서 제한속도가 80km/h로 상향됐다.

 반면, 광주 도심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는 제2순환도로에 설치된 유덕·송암·소태요금소 하이패스는 단일 차로여서 통과시 제한 속도가 30km/h다.

 2순환도로 측은 “유동 차량이 많으며 시내 진출입이 잦은 곳에 위치한 요금소들이라 제한속도를 ‘30’으로 유지 중”이라면서 “현재 시설에서 80km/h로 상향하면 안전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들은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고속도로와 순환도로를 이어가며 운행하는 차량 운전자들은 ‘같은’ 도로로 이해하며 달리는데, 2순환도로 톨게이트 앞에서 급격한 감속 표지판을 확인하면 당황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실제 30km로 줄이려고 하면 뒤따르는 차량에 추돌당할 수 있겠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때문에 크게 감속못하고 70~80km로 통과하는데, 요금 처리엔 아무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하면 굳이 이렇게 속도 제한을 하는 게 맞나 싶다”고 말한다.

 실제 본 기자가 제2순환도로 유덕IC와 송암요금소 하이패스를 직접 통과하며 30km/h 감속을 시도했으나 뒤따르는 차량의 교통 흐름을 방해할 것 같아 제한속도까진 내릴 수 없었다. 다른 차량들 역시 교통 흐름을 고려해 대부분 50km/h 이상의 속도로 하이패스를 통과하고 있었다.

 물론 하이패스 통과 시 감속해야 할 이유도 분명하다. 이동 차량이 많은 주요 요금소의 경우, 톨게이트 통과 후 차로가 줄어들면서 합쳐지는데 무정차 통과하는 하이패스 차량과 요금을 직접 지불하고 서서히 합류하는 일반 차량이 섞이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요금소 통과 직후 교차로나 신호등, 시가지, 커브길 등으로 진입하는 경우에도 감속은 필수적이다. 호남고속도 담양 창평요금소 등이 그 예로, 고속도로 진출 후 바로 커브길·교차로로 진입하기 때문에 하이패스 통과 시 제한속도를 30km/h로 억제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 제2순환도로 소태·송암 요금소 등은 교차로나 커브길 없이 직진 구간이어서 다차로 하이패스를 도입해 제한속도를 높여도 큰 문제가 없는 구간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광주제2순환도로 측은 “현재까지 구조 변경은 계획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패스 구간 진입 전 제한속도 안내 표지판과 경고 문구 등을 통해 운전자가 순차적으로 감속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진 인턴기자 city@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