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고향사랑기부제’로 879억 원 모았다
행안부, ‘2024 고향사랑기부제 결과’ 발표 전년 비 35%↑…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세 배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2년 차였던 2024년 기부실적 분석결과 수도권 지자체보다 비수도권 지자체에 평균 3배가 넘는 기부금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024년 한 해 동안 모금된 고향사랑기부금에 대한 중간 검증을 마친 결과, 전국 243개 지자체의 총모금액은 879억 3000만 원이고, 기부 건수는 77만 4000건이라고 22일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였던 2023년에 650억 6000만 원의 기부금과 52만 6000건의 실적을 보였던 것과 비교할 때, 금액과 건수가 각각 35%와 47% 늘었다.
가장 인기있는 답례품은 제주 노지 감귤과 대전 성심당 3만 원 상품권이었다. 충남 논산 딸기와 강원 속초 만석닭강정 등이 뒤를 이었다.
17개 시도 모금액·건수 증가, 2·30대 기부자 비율 늘어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기부실적 분석결과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17개 시도 모두 전년 대비 모금액이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도(道) 지역의 모금 규모가 광역시를 크게 상회한 가운데, 전남(188억 원), 경북(104억 원), 전북(93억 원) 순으로 모금액이 많았고, 2023년 대비 증가율은 대전(317%), 광주(299%), 세종(206%)이 특히 높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기초지자체별로 226개 시군구 중 184개 지자체(81.4%)에서 2023년 대비 모금액이 증가했다.
시군구단위 평균 모금액은 군 지역이 4억 7000만 원으로 2023년 3억 8000만 원 대비 124% 가량으로 성장했고, 시 지역은 3억 8000만 원으로 2023년의 130% 수준이었다.
구 지역은 평균 1억 7000만 원을 모금해 2023년도 모금액인 9000만 원과 비교해 규모가 180% 수준으로 증가했다.
상위 10개 기초지자체(제주·세종 포함)의 평균 모금액은 17억 4000만 원으로 2023년도 11억 4000만 원과 비교해 53% 증가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가장 많은 35억 9000만 원을 모금했고, 그 뒤를 23억 9500만 원을 모금한 광주광역시 동구가 이었다.
전라남도 담양군이 23억 200만 원으로 3위, 전라남도 영암군이 18억 700만 원으로 4위, 전라남도 무안군이 15억 5700만 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10억 원 이상을 모금한 기초지자체는 2023년 4개였던 반면 2024년에는 11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2023년과 비교해 연말 기부 집중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2·30대 기부자 비율 늘어난 것도 확인됐다.
기부자 연령은 30대가 33.2%로 가장 높았고, 40대와 50대가 각각 27.0%와 22.3%로 뒤를 이었다. 2·30대 기부자를 합한 비율은 45.5%로 2023년 37.6%보다 7.9%p 증가했다.
‘수도권→비수도권’ 기부 늘고, 광역시는 인근 도에 주로 기부
기부금의 지역 간 이동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기부한 비율이 2023년 35.9%에서 2024년 38.7%로 2.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기부자들의 주요 기부지역은 전남 23.1%, 경북 11.4%, 강원 11.3%, 전북 11.2%였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거점 광역시의 경우 주로 인근 도(道) 내 지역으로 기부하는 경향이 공통으로 확인됐다. 광주광역시는 70%가 전남도 지역으로 기부했다. 대구광역시는 50%가 경북도 지역으로, 부산광역시는 27%가 경남도 내 지역으로, 대전광역시는 24%가 충남도 지역으로 기부했다.
기초지자체 간 기부금의 흐름에서도 특징적인 점이 확인됐다.
기초지자체 간 이루어진 기부를 살펴보면, 전북 전주시에서 전북 임실군에 이루어진 기부가 4억 5000만 원으로 그 규모가 가장 컸으며, 광주 북구에서 전남 담양으로 기부한 경우가 4억 40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3배
89개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모금액은 4억 7000만 원으로 그 외 137개 지자체 평균 모금액 2억 7000만 원의 1.7배 수준이었다. 인구감소지역 중에 가장 큰 모금액(약 23억 원)을 달성한 전남 담양군은 2024년 본예산(4889억 원) 대비 0.5%에 해당하는 모금액 달성했다.
비수도권 지자체 평균 모금액은 4억 5000만 원으로 2023년도 3억 3000만 원보다 36% 증가한 가운데, 수도권 지자체 평균 모금액인 1억 4000만 원의 3.3배 수준에 달했다.
이 밖에도 재정자립도 20% 미만인 153개 지자체의 평균 모금액은 약 4억 1000만 원으로 전년도 재정자립도 20% 미만 지자체(140개) 평균 모금액인 3억 4000만 원 대비 약 23% 증가하며 고향사랑기부제가 가진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 수단의 가치도 커진 것이 확인됐다.
지방재정 확충 효과와 함께 답례품 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전년에 비해 확대됐다.
2024년 고향사랑기부자의 답례품 구매비용은 205억 원으로 2023년 151억 원 대비 36% 가량 증가했다.
지자체가 발굴한 답례품 품목도 2024년도 말 기준 1만 4989건으로 2023년 말보다 3000 건 이상 증가했으며, 답례품 유형도 지역 특산품에 편중되지 않고 관광·체험 상품 등 생활인구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답례품으로 다양해졌다.
한편, 2024년 지역사랑상품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판매된 답례품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귤로장생 노지감귤’로 총 5292건(1억 3600만 원)이 판매됐다. 대전광역시(시청, 중구 합산)의 성심당 상품권(3만 원)은 4703건, 1억 41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정기부 사업 가능성 확인
2024년 6월 도입된 지정기부 사업 등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자체의 특정사업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지정기부는 도입 이후 6개월 여의 짧은 운영기간에도 불구하고 25개 지자체에서 55개의 특색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모금을 진행했다.(2024.12.31.기준).
전남 곡성군의 ‘소아과 진료 지원사업’, 청양군의 ‘정산 초중고 탁구부 지원사업’ 등은 기부자들의 공감을 얻어 목표 모금액을 조기에 달성하기도 했다.
대규모 재난을 겪은 일부 지자체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복구비용을 마련하기도 했다. 충남 서000군, 경기 안성시, 경기 이000시는 화재 또는 폭설로 인한 복구지원 사업비 마련을 위한 지정기부 사업을 개시하고 활발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무안군에는 단 이틀 만에 2023년도 모금액의 2배가 모이며, 지역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창구로서 고향사랑기부제의 가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행정안전부는 올해 1인당 기부상한액 확대(500 → 2000만 원), 민간플랫폼 추가 개통(6개 → 12개)에 이어, 기부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시스템 고도화와 전액 세액공제 범위 확대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