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동국사와 은적사

[역사 속 전라도] 전라도사찰 특집24

2025-04-25     서일환
은적사. 한국관광공사 제공.

 군산시(群山市)는 전북 특별자치도 서북부에 있는 항구 도시이다. 북쪽의 금강 하구와 남쪽의 만경강 하구로 둘러싸인 옥구반도와 서해의 고군산군도로 이루어졌다. 삼한 시대에는 마한에, 삼국시대에는 백제에 속했고, 고려 시대에는 임피현(臨陂縣)에 수령을 파견했다. 조선 태조가 조운선이 다니는 곳이라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선유도에 수영을 설치하고 군산진(群山鎭)이라 하였다.

 군산은 강화도조약 이후 부산·원산에 이어 목포·남포와 함께 개항했다. 일제 강점기에 호남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수탈하기 위해 번성했다. 군산은 해방이 되자 군산시(市)로 개칭됐고 히로쓰가옥, 조선은행 건물, 군산세관 건물, 적산가옥 등 일본식 건물이 남아있다. 인구는 26만 명으로 전주시, 익산시 다음으로 많고 한국지엠사와 현대중공업이 철수하여 경제 침체에 빠져있다.

 동국사 우리나라 유일 일본식 사찰

 금강선사(錦江禪寺)는 1909년 일본인 조동종(曹洞宗) 승려 우찌다(內田)가 군산 일조통에 건립한 포교소이다. 1913년 군산시 금광동에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정면 5칸, 측면 5칸의 대웅전을 신축하여 이전했다. 1955년 전북종무원에서 인수하여 한국의 사찰이란 의미로 동국사(東國寺)로 개칭하고 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고창 선운사에 증여했다. 동국사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동국사 대웅전은 국가지정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보물로 지정된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김제시 금산사에서 군산시 동국사로 이전했다. 소조석가여래삼존상은 1650년 제작됐고 석가여래좌상의 좌우협시로 노년의 가섭존자상과 소년의 아난존자상이 모셔있다. 동국사 종각 옆에는 일본불교 조동종에서 세운 ‘참회의 비석’과 ‘평화의 소녀상’이 있어 식민지배의 아픔을 확인할 수 있다.

 은적사, 전북서 가장 오래된 천년고찰

 은적사(隱寂寺)는 신라 진평왕 때 원광국사(圓光國師)가 군산시 소룡동 설림산(雪琳山) 기슭에 창건하여 고려 공민왕 때 나옹선사(懶翁禪師)가 중수했다. 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천년고찰로 조계종 제17교구 본산인 김제 금산사의 말사이다. 대웅전에는 조선 인조 때 조성한 목조 석가여래삼존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아름드리 팽나무와 느티나무 두 그루 보호수가 오랜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군산시 신흥동 히로쓰가옥은 일제 강점기에 군산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던 일본인 히로쓰 게이사브로(廣津 繼伊三郞)가 건립한 일본식 2층 목조가옥이다. 해방 이후 적산가옥으로 분류되어 한국제분의 소유가 되었다가 2005년 국가등록 문화유산 제183호로 지정됐다. ‘장군의 아들’, ‘타짜’,‘범죄와의 전쟁’ 등 영화를 촬영했다. 일본인의 수탈을 잊지 말라는 의미로 보존하고 있다.

저자 서일환.

서일환 언론학박사·행복한요양병원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