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꼬집기] 생물다양성 보전·회복, 광주시 나서라

2025-05-12     박경희
박경희 광주전남녹색연합 생태보전위원장

 비가 내린다. 올해는 비가 많을 거라는 소식이다. 여기저기서 짝을 찾는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시작되고 있다. 곧 깜깜한 밤을 생명의 노래가 가득 채울 것이다.

 기후변화를 넘어 생물다양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동물, 식물, 미생물 등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다양성을 말한다. 이는 단순한 종의 수를 넘어 종 내의 유전적 다양성과 삼림지, 습지대, 산, 강 등 생태계 다양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생물다양성은 다양한 종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생태계의 환경을 조절하고 생태계가 균형과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보호지역 지정·생태계복원 ‘30×30’ 약속

 하지만 도시가 개발되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는 파괴되고 단편화되었고 환경오염, 불법 포획과 남획, 외래생물의 침입 등에 따라 도시에서 생물다양성을 빠르게 감소시키고 있다.

 도시의 복개된 하천과 매립된 저수지, 불투수 면적의 확대는 도시의 지하수를 고갈시키고 지표면 온도를 상승시키고 있다. 비가 내려도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빗물은 하천으로 바로 유입되어 도시를 빠져나가 버린다. 이러한 도시 물순환 왜곡과 습지의 소멸 또한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 국제사회는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22년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2050년까지 달성해야 할 4개의 목표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2030년까지의 23개 실천목표를 수립하였다. 그리고 이 실천 목표 중 주요한 내용이 2030년까지 육상 및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훼손된 생태계 30%를 복원하겠다는 ‘30×30’의 약속이다.

 한국은 생물다양성협약에 가입한 당사국으로써 이러한 국제적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을 수립하였고, 30% 생태우수지역 지정을 위한 노력과 30% 생태계 복원 착수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광주를 살펴보자. 국가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지역생물다양성전략이 나와야 한다. 그동안 광주광역시(이하 광주시)는 지역생물다양성전략이 부재하다가 올해 초 광주광역시생물다양성전략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광주시의 ‘30×30’ 목표는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시는 현재 10.1%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보호지역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며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자연공존지역(OECM) 제도 도입, 장록습지 람사르습지 지정 등의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2030년까지 보호지역 면적 비율 목표는 약 15%를 제시한 상태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광주시의 의지가 의심되는 지점이다. 보호지역 지정은 도시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생태우수지역을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광주시 2030년까지 보호지역 ‘15%’ 제시

 광주에는 이런 생태우수지역이 어디에 있을까? 보고서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황룡강의 임곡습지, 섬톱습지, 영산강의 용산습지, 동림습지, 풍영정천과 영산강 합류점, 광주천과 영산강 합류점과 멸종위기야생식물인 가시연꽃의 서식지인 가야제 그리고 황룡강과 영산강 합류점 등이 있다. 생태우수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광주생물다양성전략 수립 연구 용역 중 시행한 생물다양성 인식 조사에 의하면 광주시민의 2/3는 생물다양성 감소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70% 이상의 시민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참여 의사가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또한 생물다양성 전략 이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광주시의 생물다양성 보전 의지 및 노력’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광주는 이미 장록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만들고, 평두메습지를 람사르습지로 지정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은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광주시가 생태우수지역에 대한 ‘보호지역 지정’에 나서야 한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회복에 대한 광주시의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박경희 광주전남녹색연합 생태보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