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서 사운드 아트 거장 ‘료지 이케다’ 전시 열려

오는 10일 ACC 복합전시3·4관서 개막 ACC 첫 창제작 융·복합 프로젝트 작가

2025-07-10     유시연 기자
료지 이케다(Ryoji Ikeda), ‘data.flux [n˚2] (2025)’ Photo by Takeshi Asano.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관의 첫 걸음을 함께 한 세계적인 사운드 아티스트 료지 이케다(Ryoji Ikeda)를 초청했다.

ACC는 오는 10일부터 12월 28일까지 복합전시 3·4관에서 ‘2025 ACC 포커스-료지 이케다’ 전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10년간 구축해온 창의적 실험 결과를 재확인하고, 기술과 예술의 경계가 사라진 현시대에 예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자 마련됐다.

료지 이케다는 지난 2015년 ACC 개관 당시 첫 융·복합 창제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각종 데이터를 흑백의 패턴과 정밀한 전자음으로 변환하는 거대한 설치 예술인 ‘test pattern [n˚8] (2015)’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에는 ACC의 ‘ACT(Arts&Creative Technology) 페스티벌’에 참여해 오디오 비주얼 콘서트를 펼치는 등 ACC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신작 4점을 포함해 총 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data.flux [n˚2] (2025)’는 DN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하학적 패턴이 천장에 설치된 10m 길이의 LED스크린을 끝없이 흐르는 작품으로 전시의 시작을 알리며 몰입의 경험을 선사한다.

또 다른 신작 ‘critical mass (2025)’는 가로, 세로 10m의 바닥 스크린에 투사된 검은 원과 흰빛의 극명한 대비와 신체를 울리는 전자음으로 관객의 감각을 증폭시킨다.

료지 이케다(Ryoji Ikeda), ‘data-verse (2019~2020)’, Photo by David Stjernholm.

또한 스테인리스 패널, 천, 아크릴판, 라이트박스 등 다양한 물질 표면에 인쇄된 바코드 패턴을 담은 ‘the sleeping beauty (2025)’ 시리즈와 ‘data-verse (2019~2020)’ 3부작에서 파생된 ‘data.gram [n˚8] (2025)’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장기 프로젝트 ‘data-verse (2019~2020)’ 3부작은 존재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부터 우주를 구성하는 물리학 데이터까지 방대한 과학적 정보를 시청각적 경험으로 전환함으로써 우리 세계의 새로운 차원을 드러내는 대표 작품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40m 길이의 벽 위로 투사된 ‘data-verse (2019~2020)’ 3부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 다른 주요 작품인 ‘point of no return (2018)’과 ‘exp #1 (2020)’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실천의 일환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모듈형 벽체 1000개를 활용해 폐자재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설계를 고려했다. 쉬운 글 해설이 포함된 디지털 가이드와 온라인 활동 프로그램도 제공해 이용자 중심의 관람 환경을 연출했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융·복합 예술기관인 ACC와 사운드 아트 거장인 료지 이케다의 10년이 교차하는 기념비적인 전시”라면서 “기술과 데이터가 주도하는 시대 속 예술을 통해 인간의 감각과 사고, 존재를 어떻게 사유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66년 일본 기후 시에서 출생한 료지 이케다는 1990년대 전자 음악에 대한 실험을 시작으로 오디오 비주얼 실시간 렌더링 시스템과 고유의 알고리즘을 구축해 독창적인 작업 기반을 만들었다. 이후 기술과 데이터를 고도화시키면서 데이터 미학과 오디오 비주얼 아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