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하다
[청년 잇소] (13) 청년활동가 김유빈 씨
‘청년 잇소’ 열세 번째 주인공은 청년활동가 김유빈 님입니다.
-안녕하세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서 시민사회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김유빈이라고 합니다. 지역의 연구자와 활동가의 결합으로 대안정책을 제시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에 속해 있고요, 내년에 1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청년활동가가 되었나요? (시작한 계기 또는 지금까지 해오신 일들을 말씀해주세요!
△ 첫 활동은 2013년 5·18기념재단의 ‘대학생 자원활동가’였습니다. 어떤 큰 뜻이나 신념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었고 당시 대학을 1년 정도 휴학하게 되었는데 놀지 말고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당시 재단의 여러 사업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좋은 분도 많이 만났고 다양한 사업도 경험해 볼 수 있었어요. 특히 2014년에는 해외 NGO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태국과 캄보디아에서 1년 정도 해외 인턴으로 활동할 수 있었는데요 당시 제가 해외로 나가는 것이 처음이기도 했고 그곳에서 다정한 친구들을 만나 여러 활동을 경험하면서 내가 알던 세상이 너무 좁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귀국하면 이 친구들처럼 공익적인 일을 해보자는 다짐을 했고 그 후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인턴, 광주여성민우회를 거쳐 광주로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불합리함에 대한 감수성’ 키우길
-청년활동가는 어떤 일들을 하나요?
△ 제 나이가 “청년”이라서 “청년활동가”라고 표현이 되겠지만 활동 영역에서 보면 공익활동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공익활동가는 공익적 활동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실천하는 것부터 저처럼 직업으로 삼고 활동하는 것까지 다양해요. 예를 들면 공익 목적의 챌린지에 참여한다든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사소한 실천을 한다든지, 혹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여서 공익적인 일을 하는 것도 공익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특별하고 거창한 활동도 있겠지만, 커피를 마실 때 일회용컵이 아닌 텀블러를 활용하고, 주변에 함께 하자고 권하는 것도 활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직업적으로 활동을 하는 건 조금 다르긴 하죠, 저처럼 사단법인이나 단체에 소속된 전업 활동가는 소속된 단체의 행정업무와 단체의 분야와 관련된 연구자료를 수집하거나 직접 연구를 하기도 하고, 회원 동정을 알리고 모임(회의)을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추가로 단체행동을 해야 할 때는 집회에 나가서 힘을 모으기도 하구요.
-활동하면서 이런 것들은 청년들이 알았으면 한다 하는 내용이 있을까요?(청년으로써 광주안에서 바뀌어야하는 문제 또는 유익한 정보)
△공익 목적의 활동을 하면서 ‘불합리함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상황의 불편한 지점을 바라볼 수 있는 일, ‘내’가 아니더라 누군가 불편을 겪거나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감각하는 일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매우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해보며 경험해 본다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날씨가 무더워진 것과 관련해서 작은 방에서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나는 쪽방촌의 주민들이나 열사병에 시달리는 현장 노동자들을 생각하며 어떤식으로 해결해 볼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죠. 물론 이런 문제들을 개인이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감각하고 있는 것 만으로 해결책을 위한 지역사회의 논의가 있을 때 조금 더 고민해 볼 수 있고 고민이 깊어진다면 행동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공익 활동 기반 일자리 늘었으면
-활동가에게 필요한 것들이나 생겼으면 하는 제도, 정책이 있을까요?
△사실 시민사회가 지금 여러 방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 기조에 따라 활동이 축소되기도 하고 왜곡된 정보로 인해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삶의 기준을 가치 실현으로 생각하고 공익 활동을 하는 활동가에게 큰 상처가 됩니다. 이런 활동가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적인 정책이나 제도가 실현됨과 동시에 사회문화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에게 시민사회의 활동을 알리고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공익적 활동을 바탕으로 한 일자리를 늘릴 방안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민사회 활동을 광주청년일경험드림 같은 인턴 활동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이 있는데 일을 더 하고 싶어도 구조상 채용을 보장할 수 없고 좋은 채용공고가 난다면 알려주겠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는데요. 인턴으로 시작한 활동가가 전업 활동가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한다면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인적자원 확보나 불필요한 사회자본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합니다. 공익적인 일을 하면서도 삶을 유지할 수 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경험들이 이 사회에 쌓여나간다면 분열이나 혐오의 지형들이 바뀌어 나가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실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활동가들의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에 홍보나 마케팅이 부족하여 시민에게 우리의 활동과 의미가 잘 전달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시민들이 접근성 높게 시민사회를 찾아볼 수 있고 또 관련 의제에 제안을 넣을 수도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좋겠네요. 그리고 시민사회는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서 활동하고, 시민은 시민사회에 의견을 주고 함께 활동하는 효용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서 제안해 본다면 지역의 많은 중간지원조직이 청년이 경험할 수 있는 조그마한 틈이라도 열어주면서 교통비·활동비를 조금이라도 지원해 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딱히 큰일을 하지 않아도 사무실에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어떤 이슈가 중요한지 보거나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신의 적성이나 방향성을 찾아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원 활동’이라는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사회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세요. 광주청년센터에도 이런 시스템이나 활동들이 있나요? 호기심에 가볍게 접하면서 한번 해볼까 생각하게 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위로·공감
-청년활동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 활동 연차가 쌓이다 보니 전문성 부족에 대한 반성이 있었습니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공부를 지속할 예정이고, 또 그러다 보니 연구자와 활동가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것 같아서 이에 대한 답을 내려볼 계획입니다. 그래도 우선은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니 시민 사회의 문제점들을 톺아볼 수 있는 강점을 살려서 연구 주제로 확장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아주 나중에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편안한 노년을 보내고 싶은 계획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위로와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생하고 있다! 너무 잘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있구나!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가이드도 없이 무작정 도전을 부추기기보다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네요.
광주청년센터 교류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