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사)한국예술진흥회 ‘예술로 배우고, 예술로 나눈다’

[광주 사회적경제(SE)스토리]

2025-07-18     김지원
예술 교육.

 “배움에는 나이가 없고, 예술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동에 자리한 (사)한국예술진흥회는 이 단순하면서도 깊은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10여 년간 문화예술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예술을 특정 계층이나 전문가의 영역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누구나 배우고, 누구나 즐기고, 누구나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예술은 본래의 힘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예술로 배우고, 예술로 나눈다’는 말은 단지 수업을 듣고 끝나는 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곳의 예술교육은 주민이 스스로 예술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배움을 다시 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데까지 이어진다. 이들의 교실은 배움의 공간이자, 이웃과 함께 만드는 문화적 공동체의 무대다.

 (사)한국예술진흥회가 지역 주민과 함께 펼쳐가는 예술 활동은 곧 삶을 배우고, 함께 나누는 일과 맞닿아 있다.

 ‘누구나’의 예술을 향한 고집

 “예술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예술은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삼임 대표의 말에는 단호함과 따뜻함이 함께 묻어난다.

 (사)한국예술진흥회는 2017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이후, 지역 밀착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계림동 주민을 대상으로 한 창의 체험 학습, 국비 지원 교육,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 등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맞춤형 교육이 대표적이다.

 진흥회 산하에 운영 중인 ‘아우비 숲 평생교육원’은 이러한 활동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영업자 대상 실무 강의부터,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어르신 대상 강좌까지, 각자의 삶의 흐름에 맞춘 예술교육이 진행된다.

 2022년 12월, 진흥회는 계림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푸른개미마을 공유장터’를 개최했다.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나누고, 직접 만든 예술 작품과 수공예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이자, 공동체가 함께 예술을 경험하는 장이 됐다.

 이 활동은 전삼임 대표가 오랫동안 강조해온 ‘생활 속 예술’이 실현된 대표적 사례다. 그녀는 “지역 주민이 예술의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한다.

 지역 맞춤형 교육, 공공서비스로 진화

 (사)한국예술진흥회는 국가 주도의 문화예술 교육을 넘어, 지역 특화형 문화복지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주민들의 생활방식과 맞닿을 때 더 큰 사회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진흥회는 문화 인프라가 부족했던 동구 지역에서 주민 참여도를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진흥회는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문화교육을 복지와 접목시키는 ‘사회서비스형 예술교육 모델’을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삼임 대표는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문화예술 기반의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전 연령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지역 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며 이는 단순한 교육 사업을 넘어, 지역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방식으로 예술이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바람이기도 하다.

 2021년, (사)한국예술진흥회는 광주광역시로부터 ‘사회적경제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지역 주민과 함께해 온 꾸준한 활동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깊다.

 “작지만 단단한 변화를 만드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삼임 대표의 말처럼, (사)한국예술진흥회는 오늘도 ‘사람을 위한 예술’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지원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기업성장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