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오페라단 정기공연 ‘피가로의 결혼’

7월 25~26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 모차르트가 창조한 고전 희극 오페라

2025-07-21     유시연 기자
‘피가로의 결혼’ 공연 아트웍.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제19회 정기공연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린다.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보마르셰의 희곡을 원작으로, 로렌초 다 폰테가 대본을 쓰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작곡한 이 작품은 오페라 부파(희극 오페라)의 정수로 꼽히며, 230년 동안 전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고전 명작이다.

 1786년 초연 당시 상류층 사회를 향한 통쾌한 풍자와 유쾌한 조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수많은 관객이 극장에 몰려들어 압사 사고가 발생했으며, 관객들이 열광 속에 외쳤다는 ‘앙코르(Encore)’라는 말이 오페라 역사에서 처음 등장한 것도 이 공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공연은 작품의 본질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 연출과 해석으로, 원작의 진수를 되살린다. 음악적 완성도는 물론이고, 각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과 극의 긴장감을 치밀하게 그려낼 실력파 출연진이 대거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줄거리는 결혼을 앞둔 하인 피가로와 약혼녀 수잔나, 그리고 그들의 결혼을 방해하려는 알마비바 백작 사이의 음모와 긴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랑과 질투, 거짓과 진실이 얽히는 하루 동안의 사건들은 유머와 풍자를 바탕으로 펼쳐지며, 모차르트 특유의 정서적 깊이와 감동이 작품 전반에 자연스럽게 흐른다.

 특히 수잔나와 백작부인이 함께 부르는 이중창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Sull’aria…che soave zeffiretto)’는 영화 ‘쇼생크 탈출’의 OST로도 널리 알려졌다. 감옥 안 수감자들이 이 곡을 들으며 잠시나마 자유를 느끼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영화사에서 손꼽는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연출은 김어진이 맡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간결하고 세련된 무대를 구현하며, 관객이 극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휘자 김덕기는 (사)카메라타전남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품의 구조와 감정을 정교하게 설계하여, 앙상블과 인물 간의 심리적 흐름을 음악적으로 설득력 있게 이끌어간다.

 ‘피가로’ 역에는 바리톤 구성범과 박성훈이 출연해 재치 있고 에너지 넘치는 면모를 선보이며, ‘수잔나’ 역의 소프라노 이동민과 장지애는 생동감 있는 연기와 섬세한 감성으로 극의 중심축을 형성한다.

 알마비바 백작 역은 바리톤 김지욱과 김광현이 맡아 권위와 불안을 오가는 내면의 갈등을 깊이 있게 표현하고, 백작 부인 로지나 역의 소프라노 박수연은 절제된 감정과 우아한 선율로 드라마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최철 예술감독은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가 창조한 고전 오페라의 유쾌함과 진정성을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하고자 했다”며 “고전의 유머와 감성,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피가로의 결혼’은 광주 시민에게 수준 높은 예술 향유의 기회이자, 무더위를 잊게 할 유쾌한 무대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과 26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피가로의 결혼’ 공연은 전석 2만 원이며,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과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