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꽃무릇, 함평 용천사
[역사 속 전라도] 전라도사찰 특집30
함평군(咸平郡)은 전라남도 서부에 있는 자치군으로 나비쌀과 천자한우가 유명하다. 노령산맥의 영향으로 구릉성 산지를 이루며 동쪽은 광주광역시, 서쪽은 함평만이 접해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에 속했고 조선 태종 때 함풍현과 모평현이 함평현으로 통합됐고 대한제국 때 함평군(咸平郡)이 되었다.
함평군은 북쪽에는 불갑산, 군유산, 모악산이 솟아있고 함평과 나주를 경계를 이루는 고막원천과 나비축제가 개최되는 함평천이 영산강에 합류한다. 동부에 월야평야, 함평평야, 학교평야, 엄다평야 등 비옥한 농토가 발달했다. 1읍 8면에 3만여 명이 거주하여 호남선고속철도와 서해안고속도로와 무안광주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용천사(龍泉寺)는 전남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 모악산(母岳山) 기슭에 있는 사찰로 백제 무왕 때 행은존자(幸恩尊者)가 창건했고 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이다. 고려 충렬왕 때 각적국사(覺積國師)가 중수했고 정유재란 때 소실됐다. 조선 인조 때 쌍연 스님과 개연 스님이 중수했고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꽃무릇축제 펼쳐지는 천년고찰
1964년 금당(錦堂) 스님이 대웅전을 중창하여 거대한 아미타여래좌상이 봉안했다. 서해로 통하는 샘에서 용이 승천하여 용천(龍泉)이라 하였고, 용천 옆에 지은 절이라 하여 용천사라 하였다. 조선 숙종 때 만들어진 해시계는 한국전쟁 때 유실되어 1980년 경내의 흙더미 속에서 발견되어 보관 중이다.
용천사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으로 유명하다. 꽃무릇은 수선화과 상사화속의 다년초로 석산(石蒜)이라 하며 꽃이 진 뒤에 잎이 돋아나서 꽃과 잎이 만날 수 없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표현되는 꽃이다. 상사화(相思花)는 잎이 있을 때 꽃이 없고 꽃이 필 때 잎이 없다.
함평용천사 꽃무릇축제는 영광불갑사 상사화축제와 더불어 대표적인 축제이다. 꽃무릇축제는 초가을에 용천사 입구 40만 평 규모의 꽃무릇 군락에서 개최되는 축제이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불갑산(佛甲山)은 전라남도 함평군과 영광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함평군에서는 모악산이라 부르고, 영광군에서는 불갑산이라 부른다.
꽃무릇,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함평나비대축제는 나비와 자연을 주제로 1999년부터 시작되어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최우수축제'로 선발됐다. 대한민국 국향대전은 국화를 주제로 2004년부터 시작되어 '제13회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대상'에서 축제관광·생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함평겨울빛축제는 나비대축제과 국향대전의 조명과 조형물을 활용한 축제이다.
심수택(沈守澤)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을사늑약이 강제 체결되자 의병으로 활동했다. 대한제국 군대해산 이후 의병장으로 추대되어 전남 제일의 의병장이라는 의미로 남일(南一)이라 명칭했다. 의병을 해산하라는 순종의 조칙을 받고 일경에 체포되어 대구감옥에서 교수형을 당했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서일환 언론학박사·행복한요양병원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