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미술관 ‘별의 바다, 깨어난 숨’

문승환·오혜성·최이안·한예원 4인전 광활한 우주와 바다 속 생명 존재 되새겨

2025-08-01     유시연 기자
한예원 작, 등불.

주안미술관은 오는 8월 1일(금)부터 9월 12일(금)까지 다섯 번째 ‘작업라운지’ 기획전시로 ‘별의 바다, 깨어난 숨’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얼마나 광활하고 섬세한지 돌아보게 하며, 그 안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회복하고자 마련됐다. 전시 제목도 우주와 바다라는 무한한 공간 속에 살아 숨 쉬는 인간이라는 작은 생명의 존재를 되새기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에는 문승환, 오혜성, 최이안, 한예원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우주’, ‘바다’, ‘빛’, ‘생명’이라는 키워드를 다양한 표현 형식을 통해 인간 존재의 감정과 본질을 다층적으로 탐색한다.

넓은 세계 앞에서 흔들리는 감정, 방향을 잃는 자아, 그리고 다시 회복되는 내면의 빛을 개성 있는 조형 언어로 풀어낸 전시는 예술을 통해 각자의 ‘숨’을 되돌아보고, 내면의 궤도를 회복하는 성찰적 경험으로 이어진다.

문승환_파도1_116.8x91,2025

문승환 작가는 매일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을 통해 감정의 변화를 탐구한다. 작가에게 풍경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닌, 자신의 감정 상태와 내면의 흔들림을 비추는 거울이다. 문승환의 작업은 그 감정의 흔적을 화면 위에 조용히 쌓아가는 과정이며, 관람자에게도 자신만의 감정의 결을 돌아보게 만든다.

오혜성 작가는 ‘혜성’이라는 자신의 이름에서 출발해, 삶의 본질과 인간의 내면을 우주적 서사로 확장한다. 현대인의 불안과 상실, 번뇌의 과정을 ‘일곱 단계의 번뇌’로 상징화한 작가는, 그 과정을 거쳐 자아가 다시 자신의 빛을 되찾는 과정을 회화로 형상화한다. 작가는 별빛을 잃고 방황하는 존재가 결국 스스로의 궤도를 회복하는 여정을 그리며, 고요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전한다.

최이안 작가는 ‘이 안(i-AN)’이라는 자전적 세계를 중심으로 감정, 기억, 감각의 잔상들을 회화로 기록한다. 작가에게 그림은 삶을 관통하며 지나온 순간들, 잊히거나 말하지 못한 감정들을 수면 위로 떠올리는 창의 역할을 한다. 흐릿한 윤곽의 형상, 안개처럼 퍼지는 색채, 기묘하게 떠도는 별과 물방울은 모두 작가의 내면이 그리는 풍경이자, 관람자 각자가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이 된다.

최이안_Oracle, acrylic on paper, 21x29.7cm, 2024

한예원 작가는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감정과의 공존을 회화로 풀어낸다. ‘등불’ 시리즈는 불안을 껴안고 살아가는 존재의 여정을 담고 있으며, 별을 향해 손을 뻗는 인물은 목적이 아닌 방향을 상징한다. ‘공생(共生)’ 시리즈에서는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바라보며 교감하는 존재들을 통해, 감정의 연결성과 삶의 연대를 시각화한다.

주안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섬세한 감정의 결을 품고 살아가는지를 환기시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다시 응시할 수 있는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며 “관람자 각자의 내면 속에서 가장 빛나는 별 하나를 다시 발견하는 여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주안미술관에서 전 연령을 대상으로 무료 운영되며, 관람 및 프로그램 관련 정보는 인스타그램 @juan_artmuseu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