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갈등은 대화로, 무대에선 로큰롤로!

[청년 잇소] (16) 마을활동가 박제상 씨 “마지막도 아닐 거고, 영원할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2025-08-06     광주청년센터 교류협력팀
마을활동가 박제상 씨.

 ‘청년 잇소’ 열 여섯 번째 주인공은 마을활동가 박제상 씨 입니다.

 -안녕하세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치열하게 ‘이것저것 하는’ 박제상입니다. 광주광역시도시재생공동체센터 에서 ‘마을청년활동가’로 보람찬 ‘활동’을 하면서 밴드 활동과 작곡도 하고 있고 틈나는 대로 여행도 하고 운동도 배우면서 하고 싶은 일을 계속 만들어 해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신없이 살고 있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누군가 “도대체 뭘 하면서 살고 있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어서 “이것저것 한다.”라고 답을 했었는데요. 제가 하는 일을 잘 나타내는 답변 같네요.(웃음)

 -어떻게 마을활동가가 되었나요?(시작한 계기 또는 지금까지 해오신 일들을 말씀해주세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의 첫 경험이 광주청년일경험드림 사업에 참여한 것이었는데요. 한 시민단체에 매칭되어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을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점들이 많다 보니 이 일경험이 끝나더라도 계속 공익 활동을 하며 살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올해 초에 그런 활동에 도전하고자 ‘마을활동가’라는 분야에 지원했는데 정말 좋은 기회를 얻어서 지금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듣고있는 박제상 씨.

 ‘더 좋은 마을 만들기’ 노력

 -마을활동가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마을활동가’라는 이름이 낯설 수도 있는데요 우리 마을 사람들이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불편한 점이나 고쳐야 할 것들을 찾아서 바꿔나가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분야에 따라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 두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결국 더 좋은 마을 만들기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정말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어떤 동네의 골목이 너무 어둡고 시설물이 노후돼 위험하거나 불안한 문제가 있다면 ‘마을공동체’가 그 의제를 설정하고 고민하고 토론해서 그 토론의 결과로 마을에 가로등을 교체한다든지, 벽화를 그리거나 도로를 정비한다든지 등의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사례가 있겠네요. 저도 마을활동가를 하기 전엔 몰랐는데 제가 사는 집에 모기가 너무 많아서 고민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하수구 덮개가 차폐식으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덕분에 모기도 줄어들었구요 당시에는 단순히 ‘누군가 신고를 해서 바뀌었나 보다’는 생각에 그쳤는데, 알고 보니 우리 주변의 수많은 공동체 활동의 결과였더라고요. 제가 하는 일을 소개해 드리자면 센터에서 관리하는 마을리빙랩 플랫폼인 ‘마을e척척’을 모니터링하고 지원하고 있고요, 센터가 겸하고 있는 ‘광주마을분쟁해결지원센터’의 전반적인 업무들을 함께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마을 활동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너무 기대되는 하루를 살고 있답니다.

 -광주 청년들이 알았으면 하는 활동 내용이 있을까요?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등)

 △광주 청년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활동은 제 직책이기도 한데 마을 ‘청년’활동가 입니다. 마을은 진심으로 청년의 참여를 원하고 있거든요. 청년의 활동으로 마을에 활력이 생기는 일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마을에 관심이 생겼다면 공동체 활동을 해보아도 좋고, 저처럼 전업 활동가에 도전해서 같이 경험하고 공부하며 나와 마을 모두가 성장하는 길이 있다는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광주마을분쟁해결지원센터’를 알려드리고 싶어요. 서로 가진 오해와 갈등이 너무 깊어지지 않게 조정해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아파트·골목·주택 등에서 이웃 간의 갈등이 격화되어 이웃끼리 다툼이 있거나, 경찰에 신고하거나, 법정까지 가는 경우가 있죠. 올해 4월에도 층간소음의 문제로 다른 지역에서는 방화 사건이 일어나는 걸 겪었잖아요? 그런 사건을 보면 우리 사회의 갈등이 너무 깊어진 거 같아서 슬프고 안타까운데요. 광주마을분쟁해결지원센터는 그런 이웃 간의 갈등을 ‘주민 스스로, 대화로, 타협으로,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정말 멋지지 않나요? 사실 제가 학생 때부터 정말 고민을 많이 한 주제가 갈등이어서, 제 직업적인 효능감을 아주 많이 올려준 소중한 곳인 거 같아요.

공연 중인 박제상 씨.

 ‘보다 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

 -엄청 멋진 취미생활을 하신다 들었는데요? (기타, 밴드활동 등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공연이나, 영상을 볼 수 있거나 들을 수 있는 곳)

 △아마 이것저것의 ‘저것’에 해당하는 취미 활동 중 하나인데요. 밴드는 저에게 정말 소중한 취미예요. 주변에 소개할 때 ‘강력한 취미’라고 표현하는데요. 그만큼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어요. 처음 합주를 하기 위해서 공간에 들어가던 순간과 쿰쿰한 지하 냄새가 기억나고요. 상상만 했던 멋진 퍼포먼스를 사람들 앞에서 뽐내고, 호응을 받으며 무대를 내려올 땐 혼자서 기뻐 날뛰었던 적도 있고요. 같은 팀원들과 울거나 웃으면서 지냈던 많은 추억과 제가 생각하는 인생의 가치관들이 밴드에 녹아 있어요.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데, 나중에 ‘지산동로큰롤청년회(지록청)’이라는 밴드가 보인다면 제가 거친 목소리로 로큰롤을 하고 있을 거 같으니 너무 놀라지 마셔요.(웃음) 그리고 반전 취미생활로 최근에는 독서모임에 참여하기도 하고, 작곡도 배워보고, 검도를 하는 등등으로 ‘퇴근 후의 나’를 만들어 가는 날들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천하고 있답니다.

 -청년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제 목표는 ‘보다 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입니다. 요즘 제 주변에는 ‘몇 년 안에 얼마 모으기’ 같은 금전적 부분을 계획을 세우는 친구들이 많은데. 금전적인 목표의 가치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돈에만 몰두하면 놓치는 소중한 ‘가치’들이 있더라고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랑·사람·취미·꿈·재미·여행·음악·건강 등등 다양한 가치가 있을 텐데, 준비한 미래가 찾아왔을 때 미래를 위해서 포기한 것들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는 그러진 않으려고 지금 중요한 것에 더 가치를 두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연말 밴드 공연 후에 제 SNS에 남긴 글인데요. “마지막도 아닐 거고, 영원할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우리의 꿈, 일, 취미 등등 영원할 거라고 착각해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마지막일 거라고 단정 지을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큰 기대를 하다가 실망할 필요도 없고 실망만 하기에는 또 다른 좋은 일들을 놓치기에 아까운 시간이지 않을까요? 혹시 이 글을 읽은 광주 청년분들은 혹시 어쨌든 하시는 게 있으신지 여쭙고 싶어요. 있으시다면, 정말 멋지세요!!

 광주청년센터 교류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