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시대 필수, 에티켓·창의·실행력”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드림CEO아카데미 강연 “차별화된 도전, 세계를 리드하는 힘”
국가 브랜드보다 도시 브랜드가 더 중요한 시대, 차별화된 도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을 알리는 일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것.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가려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어떻게 버무려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문화 전파 전도사로 알려진 서경덕 교수가 던진 화두다.
27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2025 드림CEO아카데미’ 8강에서 서 교수는 ‘한국 문화와 역사 홍보,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로 대한민국 최초로 뉴욕타임스에 사비를 들여 독도 광고를 게재하고, 세계 주요 전광판에 한글·한식 홍보영상을 상영하며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 온 한국 홍보 전문가다.
이날 강연에서 서 교수는 세계 배낭여행 중 서양 청년들을 만나 얻은 통찰을 소개했다. 그가 “중국이나 일본을 어떻게 알게 됐냐”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한결같았다. “차이나타운과 스시집”이었다. 직접 여행하지 않았더라도 음식 문화를 통해 자연스레 이미지가 각인됐다는 것이다.
이 경험은 이후 그의 비빔밥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그는 MBC ‘무한도전’과 함께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비빔밥 광고를 걸어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이후 뉴욕타임스 전면광고로 확산시킨 그는 “웰빙푸드와 ‘테이크아웃’ 문화에 적합한 음식으로 비빔밥만 한 게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상대 문화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광고 속 날계란 사진을 본 서양인들이 거부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인도에서 육회 비빔밥을 내는 것과 같다”며 “우리 문화를 알리면서도 상대방의 문화와 정서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문화뿐 아니라 역사 홍보 사례도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독도 광고를 낸 뒤 BBC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이는 일본 정부의 부당함을 국제 여론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더 나아가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2억 원 넘는 모금을 모아 워싱턴포스트에 ‘역사 왜곡 중단’ 광고를 게재한 사례도 소개됐다.
그는 “한 개인의 작은 아이디어가 전 세계 언론을 움직이고, 여론을 압박하는 힘으로 이어졌다”며 “꾸준한 캠페인이야말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기업인들이 글로벌 시대를 넘어 ‘글로컬’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브랜드보다 도시 브랜드가 더 중요한 시대”라며 “광주 역시 세계 무대에서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첫째는 글로벌 에티켓이다. 그는 “해외 파트너와 소통할 때 기본 매너가 무너지면 아무리 큰돈을 들여도 존중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창의적 사고다. “세계는 최고보다는 최초를 기억한다”며 ‘처음’이라는 가치를 기업인들에게 강조했다. 셋째는 즉각적인 실행력이다. 그는 “‘바로’ 행동으로 옮길 때 변화가 시작된다”며 “작은 아이디어라도 곧바로 실행해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는 서울만 바라볼 시대가 아니다. 광주를 비롯한 각 지역이 창의와 실행으로 세계와 소통할 때, 대한민국 전체가 존중받는 나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