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드림여성배드민턴대회] 60대 쌍둥이 김은수·김은주 자매
“배드민턴 이기든 지든 너무 재미있어” “60살 넘어 시니어 경기 더 활성화됐으면”
“지든 이기든 너무 재미있어서 라켓을 놓을 수가 없어요.”
31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25 드림투데이배 여성생활체육 배드민턴대회’에는 특별한 참가자들이 있었다. 66세 동갑내기 쌍둥이 자매, 김은수 씨와 김은주 씨다.
30년 넘게 라켓을 잡아온 베테랑 동호인인 자매는 시니어 라인으로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주로 함께 호흡을 맞추곤 하지만 이날은 제비뽑기로 파트너를 정해 각각 여성복식 경기에 참여했고, 동생인 김은주 씨는 혼합복식 경기에도 출전했다.
보통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이들이 팀을 이뤄 경기에 나서지만, A급 실력자들이 몰린 시니어 라인에서는 즉석 파트너 매칭이 이뤄졌다. 자매는 이에 대해서도 여유로웠다. “바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게 경력이고 연륜”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매의 배드민턴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김은수 씨는 각각 다른 구에 거주하며 서로 다른 클럽에 속해 있지만, 매달 둘째 주 일요일이면 함께하는 정기 모임 덕분에 다시 같은 코트에 설 수 있다. 자매는 그 시간을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라고 표현했다.
김은수 씨는 “취미생활이죠. 갱년기도 운동으로 극복했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최고예요. 운동하면서 건강해지고 행복해하니까 자식들까지 나서서 운동하라고 권할 정도예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은주 씨 역시 “운동을 워낙 좋아했어요. 옛날엔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배드민턴을 치며 시작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죠. 배드민턴은 이기든 지든 너무 재미있어요”라고 전했다.
하지만 30년 세월이 흐르며 몸은 예전 같지 않다. 하루에 5~6 경기를 뛰곤 했지만 지금은 3 경기 남짓 소화하는 게 한계다. 그래도 배드민턴이 너무 좋기에 라켓을 놓을 수 없었다는 그들이다.
김은주 씨는 “60살이 넘으면 라켓을 놓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시니어들이 여전히 활발히 참여해요. 광주도 시니어 경기가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에 저희부터 계속 나오고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김은수 씨도 고개를 끄덕이며 “경기장이 활기를 띄려면 연령대가 다양해야 하거든요. 우리 세대가 자리를 지켜줘야 젊은 사람들도 이어갈 수 있지 않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쌍둥이 자매는 이날 경기 성적보다는 동호인들과 함께 코트에 서는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오랜 세월 배드민턴이 준 즐거움과 건강, 그리고 끊이지 않는 도전심 덕분에 이들은 여전히 청춘을 살고 있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