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디자인’ 적용 광주 도시철도 미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3관서 디자인 공개 누구나 이용 가능한 ‘포용적 공간’ 전환

2025-09-02     유시연 기자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3전시관에서 공개된 ‘광주 도시철도 포용 디자인 프로젝트’ 결과물.

 광주 도시철도 1호선의 핵심 거점인 광주송정역이 올해 안에 ‘포용 디자인’을 입고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난 30일 개막한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현장에서 ‘광주 도시철도 포용 디자인 프로젝트’로 재탄생할 광주송정역 역사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포용 디자인’을 주제로 한 4개의 전시로 구성됐다. 그 중 3관은 모빌리티에 주목해 이동에 제약을 받는 모든 이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이동 생태계를 그려낸다.

 스마트 로봇체어, 이동형 팝업 병원, 전기자동차용 모듈형 가전제품, 마이크로 모빌리티, 높고 넓은 이동 환경을 제공하는 택시 등 ‘모두를 위한 이동’에 대한 성찰과 그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3전시관에 설치된 지하철 개찰구 모형.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추진된 광주 도시철도 포용 디자인 프로젝트 ‘무등의 빛, 함께하는 길’이다.

 지역 대학생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들은 광주의 첫 관문인 광주송정역 역사에 노약자와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이용자가 직관적이고 효율적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상했다.

 실제 송정역에 적용하기에 앞서 그 결과물이 전시관을 통해 공개됐다. 3전시관 한켠엔 실제 지하철 역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광주송정역’이라고 적힌 입출구 기둥 안내판과 모형으로 재현된 티켓 발권기, 개찰구까지 갖춰져 있어 관람객은 마치 지하철 승객이 된 듯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다.

 컬러 인지 차이를 고려한 색상 시스템, 다국어·픽토그램 기반의 신호 체계, 높낮이를 조정한 안내데스크, 간격을 넓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개찰구 등 누구나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여러 디자인이 제시됐다.

전시관 한켠에 모형으로 재현된 티켓 발권기.

 공간 전반 밝은 주황색을 포인트 컬러로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고, 곳곳에 ‘포용’의 가치를 광주가 지닌 무등의 정신과 빛의 개념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드러나도록 설계된 구조물과 이동 흐름을 안내하는 빛이 그러하다.

 “모두가 같은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전시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장애 유무, 신체 조건, 언어와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그것이 이번 ‘광주 도시철도 포용 디자인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미래다.

 최수신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누군가에겐 장애물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며 “지역 학생들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을 만들었는데 광주 도시철도가 세계적으로 좋은 케이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결과물은 광주송정역의 실제 보수 작업에 반영될 예정이다. 현재는 광주시와 광주교통공사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역사 리모델링이 완료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