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이어 ‘시리렁 시리렁’

ACC 내달 23~25일 개관 10주년 기념 공연 미디어 판소리 시리즈…전통 판소리 재해석

2025-09-05     유시연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관 10주년 기념 공연 ‘제비노정기: 시리렁 시리렁(원작 흥보가)’을 오는 10월 23~25일 예술극장 극장1 무대에 올린다.

 ‘시리렁 시리렁’은 ACC의 대표 히트작인 ‘드라곤킹(2018, 원작 수궁가)’과 ‘두 개의 눈(2021, 원작 심청가)’의 뒤를 잇는 미디어 판소리 연작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전통 판소리의 해학과 풍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시리렁 시리렁’은 판소리 ‘흥보가’의 주요 대목인 ‘박타령’에서 반복되는 후렴구로, 박을 타는 소리를 형상화한 노랫말이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가 가진 원초적인 울림에서 출발해 전통 서사를 해체하고 음악, 움직임, 무대기술이 어우러진 감각적 무대를 통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낸다. 또한 정해진 결말 없이 관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열린 형식으로 전개된다.

 특히 이번 작품은 ‘범 내려온다’ 열풍을 일으킨 ACC ‘드라곤킹(연출·대본 양정웅, 음악 장영규)’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많은 관심을 모은다. ‘범 내려온다’는 ACC ‘드라곤킹’ OST 가운데 하나로 지난 2020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서 누적 조회수 5200만 건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왼쪽부터 양정웅 연출, 김보람 안무가, 장영규 음악감독. ACC 제공.

 이번 ‘시리렁 시리렁’은 양정웅 연출이 설계한 ‘질서 있는 난장판’ 위에 이날치 장영규 음악감독의 시공간을 왜곡하는 사운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김보람 안무가의 원초적 에너지를 더해 관객에게 다시 한 번 강렬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ACC의 고도화된 무대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완성된 무대도 흥미를 이끈다. 특히 ACC가 보유한 정밀한 음향·조명 시스템은 제작진의 실험적 시도를 뒷받침하며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다층적 무대를 선보인다.

 ‘시리렁 시리렁’ 공연은 총 70분으로 7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티켓은 오는 5일 오전 10시부터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예매가 가능하며, R석 4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과 콜센터(1899-5566)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시리렁 시리렁’이 ACC의 새로운 10년을 여는 K-컬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면서 “ACC는 앞으로도 전통문화에 현대적 기법을 더한 미디어 판소리극을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ACC는 지역적 저력이 있는 판소리와 극장의 강점인 문화기술을 결합한 미디어 판소리극을 ACC 제1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육성하고자 미디어 판소리극 다섯 마당(수궁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춘향가)을 지난 2018년부터 제작하고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