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주목

영화 탄생 장소서 감상하는 ‘서울의 봄’ 시즌1 아쉬운 성과 딛고 확장될 지 관심

2025-09-19     유시연 기자
남도영화제 시즌2 ‘컨테이너 특별관’. 남도영화제집행위원회 제공.

 알록달록한 색깔의 컨테이너가 층층이 쌓인 광양항 한켠, 거대한 스크린이 그 사이에 자리 잡았다. 철과 빛이 교차하는 산업의 현장은 어느새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이 됐다. 전남 22개 시·군의 특별한 장소를 영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 중인 ‘남도영화제’의 두 번째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국내 유일의 시즌제, 로컬 중심 영화제를 표방하며 론칭한 남도영화제가 오는 10월 광양에서 두 번째 시즌을 이어 나간다. 올해 주제는 ‘광양, 빛과 철로 물들다’. 철강산업의 도시 광양에 영화라는 예술의 빛을 덧입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는 듯 하다.

 지난 2023년 남도영화제 시즌1의 무대가 됐던 순천에선 관람객 목표치 3만 명에 미치지 못한 2만여 명이 참여하면서 지역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다소 아쉬운 선례를 남긴 바 있으나, 올해 프로그램은 보다 체계적으로 개편하고 지역의 특성을 부각했다며 지난 시즌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어 이목이 끌리고 있다.

 올해 남도영화제는 장·단편 경쟁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남도영화제집행위원회에 따르면 5월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진행된 경쟁부문 공모에서 장편 78편, 단편 885편, 총 963편의 영화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 시즌에 비해 51.4% 증가한 수치였다.

 그중 장편 8편, 단편 20편이 본선에 올랐다. 특히 장편 선정작 8편 중 5편이 신인 감독들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단편영화 부문에서도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독립영화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단편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을 포함해 20개국 65편의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서울의 봄’. 남도영화제집행위원회 제공.

 이번 영화제에서 특히 주목되는 건 광양항을 배경으로 한 특별 랜드마크 ‘컨테이너 특별관’이다. ‘빛과 철의 도시’ 광양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적재된 컨테이너와 가을 하늘이 어우러질 특별관은 영화제 기간 독창적인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에게 유일무이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은 이곳 광양항에 7000평에 달하는 세트장을 제작해 촬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속 장면을 탄생시킨 곳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덧붙여 김성수 감독과 배우 이성민·김성균·박훈이 함께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로 직접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을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는 김사월의 특별 공연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해 창작의 지평을 넓힌 류현경, 문혜인, 이정현, 조은지와의 대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영화적 경험을 교류하고 지역과 예술로 소통하는 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남도영화제 박정숙 부집행위원장은 “컨테이너 특별관은 단순한 상영 공간을 넘어 영화가 태어나고 살아 숨 쉬는 현장이자 지역과 영화제가 서로 만나는 교차점”이라며 “남도영화제의 관객들이 이 공간을 통해 새로운 영화적·영화제적 체험을 하는 특별한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남도영화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영화제 공식 웹사이트(www.ndff.kr)와 공식 SNS(www.instagram.com/ndff_official)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은 10월 23일(목)부터 27일(월)까지 광양시 일대에서 열린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