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둘레길 야자매트서 미세플라스틱 다량 검출
광주환경운동연합, 시민 이용 잦은 7곳 표본조사 6곳서 플라스틱 섬유 확인…“전수조사·철거 필요” 합성섬유 혼합 제작 실태, 토양·생태계 위협
광주지역 둘레길과 산책로에 설치된 야자매트에서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환경단체는 전수조사와 철거 등 관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광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박미경·이철갑·조진상)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시민들의 이용이 잦은 둘레길과 산책로 7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다수의 야자매트에서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지역은 △광산구 어등산(동자봉 초입~산정약수터) △동구 무등산 다님길 4구간 △서구 금당산(원광대한방병원~남양아파트 뒤편) △남구 제석산(유안근린공원~제석산 편백숲) △북구 매곡산 편백숲 및 삼각산 산책로 △무등산국립공원(수만리탐방지원센터~장불재) 등이다.
조사 결과, 7곳 가운데 6곳에서 플라스틱 섬유가 육안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1곳은 별도의 성분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설치된 지 오래되었거나 통행량이 많은 구간의 야자매트일수록 수많은 플라스틱 섬유가 눈에 띄게 노출돼 있었다”며 “문제가 특정 구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광주 각 지자체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둘레길과 산책로의 야자매트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라스틱 섬유가 포함된 야자매트는 철거하고 설치를 금지하는 등 관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초 야자매트는 코코넛 껍질 섬유로 만들어져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제조사가 비용 절감과 내구성 향상을 이유로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를 혼합해 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단체는 “야자매트가 마모되면 합성섬유가 끊어져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토양에 남는다”며 “토양에 침투한 미세플라스틱은 미생물 활동을 저해하고 통기성과 배수성을 떨어뜨려 토질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물 뿌리 성장을 방해하고 지렁이 등 토양 동물이 섭취할 경우 먹이사슬 교란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