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 너머 단서들’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 14일부터 전시공간 지원사업 공모 선정전 두 번째 전남대 프로젝트형 아트그룹 단체전 선봬

2025-10-10     유시연 기자
공윤정 작, '나는잠겨도열려있다' 2025 중고 장판, 목재 문, 닻, 밧줄 가변크기.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는 ‘2025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 전시공간 지원사업 공모 선정전 : 단정 너머 단서들’을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신진예술인들에게 실험적 창작동기 부여와 경력개발 등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청년예술센터 전시 공간을 지역 청년예술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6~7월 전시지원 공모를 통해 개인전 1명과 그룹전 1팀을 선정했으며, 이번 ‘단정 너머 단서들’전은 지난 9월 2일~9월 18일까지 개최된 ‘dn-dod 이예진 개인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이다.

 ‘단정 너머 단서들’은 오늘날 감정이 어떻게 규정되고 단순화 되는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그로 인해 소외된 감정의 흔적을 조형 언어를 통해 복원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번 전시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조소전공 출신으로 이뤄진 ‘프로젝트형 아트그룹 LOOP’의 단체전으로, 기획은 노하은, 공윤정이 맡고 공윤정, 권동우, 임은혜가 전시작가로 참여한다.

 참여 작가들은 불안, 트라우마, 상실감, 콤플렉스 등의 다층적 결을 부정적 상태로 간주하기보다, 그 속에서 발현되지 못한 채로 축적된 심리적 에너지를 다루고자 했다.

 작품은 감정의 결론이 아닌, 감각적 조각들이 흩어져있는 하나의 궤적을 뜻하고 이 조형적 제안은 관객이 스스로 감각하고 응답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권동우 작 '치지직' 2023 지점토, 아크릴, 오크통, 머리카락 40×40×106cm

 공윤정은 일상의 감각과 정서를 설치적 형식으로 탐구하며, 구조적 장치를 통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층위를 드러내는 작업을 해왔다. 감정이 남긴 흔적과 장소성을 중심으로, 물리적 공간을 심리적 경험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권동우는 ‘콤플렉스’와 ‘자기와 페르소나’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작품 모두 왜곡과 생략으로 ‘예쁘지 않은’ 구체관절인형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는 작가의 작품세계 속 페르소나들로, 작가가 가진 콤플렉스와 내적 갈등 등 무의식의 영역을 다양한 매체로 구성해 조우하는 뜻이 담겨있다.

 임은혜는 일상에서 스치는 감정과 기억을 조형 언어로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일상 속에서 기능하는 소재의 특성을 연구하여 심리적 공간으로 재해석한다. 개인의 사적인 경험을 투영해 위로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으며, 시리즈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노하은은 공윤정과 함께 이번 전시의 기획자로 참여한다. 전남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조소전공을 졸업한 후 현재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예술이 감정의 해방이나 치유를 일방적으로 시도하는 것보다는 감정을 존재하게 두는 하나의 열린 장을 지향한다”며 “이번 기회로 관객은 각자의 감각을 불러내고 응답하며 억압과 규정의 틀을 벗어난 감정적 기억을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