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린다. 고로…] ‘128일’째 방송인 신혜빈 씨
‘끈기’ 말미암아 러너로 진화하다 “체형 관리 넘어 나만의 온전한 시간 즐기고파”
야간 러닝을 ‘128일’째 실천 중인 광주지역 방송인이 있다. 쉼없이 이어지는 방송 행사를 소화하려면 ‘체형, 체력 관리가 필수’라는 그는 매일 밤 거리로 나선다. 광주·전남 시사·라디오·문화 행사를 무대로 종횡무진하는 광주MBC ‘신지동썰’ MC 신혜빈 씨다.
신 씨가 러닝을 처음 접한 건 헬스장에서다. 직업이 아나운서라 대중에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해 체형 관리를 위해 찾았다.
몸의 균형을 다잡고, 체형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 들어선 신 씨의 목표는 당찼다. ‘30분 쉬지 않고 뛰기’. 새로움은 낯설어서 ‘도전, 그리고 할 수 있을까’란 의문 부호가 뒤따랐다. 처음에는 5분 뛰는 것도 힘들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렇게 6달을 매일 뛰었다.
평소 체력이 좋다고 자부한 신 씨. 얼마 지나지 않아 “평소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생기기도 했다.
신 씨는 “처음, 러닝머신 위에서 30분을 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매일 호기롭게 뛰었지만, 어느 순간 너무 운동하기 싫다는 마음이 통통 튀어 나왔다”며 “돌이켜 보니, 제 뇌가 뛰려는 저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었던 같다. 조금만 발버둥쳐보자는 심정으로 계속 뛰었다”며 웃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그때만 해도 매일이 괴로움의 연속이었던 신 씨. ‘2달은 더…’라는 뚝심으로 매일 뛰었다. 그렇게 견디다 보니, 몸이 뜀박질에 무던해지는 수준에 이르었다. 언제나 뛰어도 된다는 자신감이 생길 즈음, 마침 마라톤이 취미인 남동생과 계속 함께 뛰었다.
이후 야외 러닝은 건강한 습관이 됐다. 방송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몸이 반사적으로 집 밖으로 향한다. 나만의 루틴에 맞춰, 뜀박질의 재미를 물씬 느껴서일까. 요즘은 5km를 30여분 만에 가볍게 뛰었다. 조만간 7km를 안 쉬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동생으로부터 “누나가 지금 뛰는 속도가 빠르다고 느낄 때가 정말 러너로 성장하고 있다”는 귀여운 칭찬을 들을 만큼 이젠 달리기에 익숙해진 신 씨. 내년엔 마라톤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러닝은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운동이다. 내 몸에 맞게 호흡을 조절하고, 큰 품 들이지 않고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하프까진 어렵고 10km 짧은 마라톤에 꼭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러닝을 주저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다.
신 씨는 “뛰다보니 느낀 건 속도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온전히 바람을 맞으며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우선 밖으로 나가는 습관을 들이면, 어느덧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운동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생각하고 한 번 밖으로 나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문석 기자 mun@gjdream.com